어느 도시의 집비둘기들에게 불임현상이 광범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비슷한 현상이 생태계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 과학자들이 원인조사에 착수했다. 만일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전의 비둘기를 확보했다면 무슨 물질 때문인지 추정할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런 가상적 상황에 대처할 환경 분야의 ‘타임 캡슐’이 만들어진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2일 우리 주변에 가장 널리 분포하는 생물의 시료를 냉동보관해 화학물질이나 중금속 오염에 의한 생태계 영향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국가환경시료은행 건립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는 2012년까지 인천시 서구 경서동 종합환경연구단지에 들어설 이 은행에는 해마다 육상, 하천, 해양에서 전국의 생물을 대표할 14종의 생물표본이 보관된다.
육상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 가지를 산림, 도시근교, 산업단지 등에서 채취하고 신갈나무와 느티나무 잎, 흙, 지렁이, 집비둘기 알 등을 확보한다.
하천에서는 민물조개, 잉어, 강바닥 흙, 바다에서는 해초, 조개, 바닷물고기, 갈매기 알 등이 보관 대상이다.
이들 시료는 영하 150도로 냉동돼 앞으로 100~150년 동안 보관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이 은행에는 이런 초저온 보관탱크가 74기 설치돼 2030년까지 40만점의 시료를 저장하게 된다.
김명진 국립환경과학원 생태복원과 연구관은 “독일에서는 가문비나무 가지를 이용해 무연휘발유 사용 전후의 납오염 변화를 추적하기도 했다”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시료은행을 운영해 환경오염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김명진 국립환경과학원 생태복원과 연구관은 “독일에서는 가문비나무 가지를 이용해 무연휘발유 사용 전후의 납오염 변화를 추적하기도 했다”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시료은행을 운영해 환경오염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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