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재두루미 ‘휴게소 식당’, 농경지에서 개펄로

등록 2008-03-19 21:25수정 2008-05-02 15:49

주로 볍씨를 먹는 것으로 알려진 재두루미가 개펄에서 갯지렁이를 먹고 있다.
주로 볍씨를 먹는 것으로 알려진 재두루미가 개펄에서 갯지렁이를 먹고 있다.
시베리아행 앞서 고단백으로 든든히

육식성이지만 갯지렁이까지 먹는 건 처음 확인
재갈매기도 북상길 들러, 한강 하구 ‘북적북적’

늘씬한 목과 긴 다리로 기품을 자랑하는 두루미가 개펄에 나섰다. 번식을 위해 먼 시베리아로 가기 전에 영양보충이 절실한데, 농경지에 떨어진 곡식은 이제 찾기도 힘들다. 체면 차릴 것 없이 개펄에서 고단백 먹이를 찾아나선 것이다.

지난 9일 일산대교가 바라보이는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감암포 나루 근처의 개펄에서 재두루미 무리를 관찰하던 윤순영 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특이한 장면을 목격했다.


개펄에 난 구멍을 노려보던 재두루미가 무언가를 잽싸게 잡아냈다.

“끄응…. 길기도 해라.”

재두루미가 맛있게 삼킨 것은 갯지렁이였다. 윤씨는 “2월 중순께부터 재두루미가 농경지에서 자취를 감춰 추적해 보니 개펄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영양가 높은 먹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두루미는 논에 떨어진 볍씨를 주로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잡식성이어서 물고기 등 육식도 한다. 강화도에서는 두루미가 칠게를 잡아먹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갯지렁이까지 먹는다는 것은 처음 확인된 것 같다고 윤씨는 말했다.

이맘때는 갯지렁이의 산란기이다. 따라서 개펄 깊숙이 숨어있지 않고 짝을 찾아 표면 가까이 나온다. 두루미들은 오랜 경험으로 갯지렁이가 조심성을 잃는 철을 알았을 것이다.

재갈매기가 요즘 한강 하구에 모이는 것도 갯지렁이 때문인 것 같다고 윤 이사장은 말한다.

재두루미가 청둥오리, 재갈매기와 어울려 먹이를 찾고 있다.
재두루미가 청둥오리, 재갈매기와 어울려 먹이를 찾고 있다.

부산항에서 성대한 환송식을 뒤로 한 재갈매기들은 북상길에 모두 한강 하구에 몰려들었다. 지난해보다 4만 마리나 많은 10만 마리나 되는 재갈매기들이 요즘 갯지렁이로 잔치를 벌이고 있다.

재갈매기들도 시베리아 등 먼 여행길을 오르는 길이다. 지방분을 넉넉히 채워 놓아야 번식지까지 무사히 도착해 새끼를 칠 수 있다.

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늦기 전에 김포로 재두루미와 재갈매기를 보러 갈 만하다.

한겨레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