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생물다양성의 중심축인 백두대간이 종주 등산로와 관통도로 등 인위적 요인으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환경과학원 “환경훼손 심각…대책마련 시급”
한반도 생물다양성의 중심축인 백두대간이 종주 등산로와 관통도로 등 인위적 요인으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백두대간 보호법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백두대간 684㎞ 가운데 속리산~덕유산~지리산의 240㎞ 구간을 정밀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추풍령과 덕유산 구간의 조사에서 삼도봉은 등산객과 임산물을 채취하려는 주민이 밟아 정상부의 식생피해가 심각했다. 또 능선부에 임도와 관통도로가 나 있는 황학산과 대덕산에서는 도로를 따라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종인 돼지풀 등 11종의 외래종이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김천시와 충북 영동군이 만나는 궤방령에 위치한 바람재 일대는 기존 군부대에 더해 정상까지 이어진 임도를 따라 통신동호회 차량이 드나들어 훼손 상태가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구간을 조사한 오병운 충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백두대간은 동물뿐 아니라 북방계과 남방계 식물이 이동하는 통로인데 등산객들의 종주와 도로관통으로 생물이동로가 끊기고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며 “지정등산로 이외의 산행을 강력히 금지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추풍령~속리산 구간의 조사에서는 야생동물이 사람의 출입이 잦은 등산로를 피해 마룻금을 조금 벗어난 통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밀렵꾼들은 이런 동물의 습성을 이용해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작은 능선에 올무 등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육십령고개 정상부에서는 국도 26호선 도로확장공사로 능선부 훼손과 함께 야생동물의 로드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서민환 국립환경과학원 자연경관과장은 “일부 구간에서 인위적 훼손과 밀렵 흔적이 있지만 1869종의 동식물이 보고되는 등 생물다양성의 보고임이 확인됐다”며 “2010년까지 백두대간의 전 구간을 조사해 보전과 복원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제공 국립환경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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