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붉은가슴울새, 물총새, 매, 물수리.
멸종 위기 매·물수리 등 107종
한반도~러시아 이동쉼터 구실
한반도~러시아 이동쉼터 구실
망망대해에 점처럼 떠 있는 독도가 동해를 이동하는 철새의 소중한 쉼터 구실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17일 2005년부터 올 4월까지 독도의 자연생태계를 모니터링한 결과 모두 107종의 새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조류의 다양성은 설악산의 93종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고, 북한산 43종, 지리산 동부 45종, 지리산 서부 51종에 비하면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모니터링 결과 독도에는 1만마리 이상의 괭이갈매기를 비롯해 멸종위기종 1급인 매, 2급인 물수리, 고니, 흑두루미를 비롯해 되새, 양진이, 검은머리방울새 등이 찾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봄 조사에서는 물총새, 때까치, 붉은가슴울새, 바다비오리 등이 새로 관찰됐다. 이는 독도가 한반도와 러시아, 일본을 오가는 철새들의 주요한 중간기착지임을 보여준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독도에서 새들은 바위틈이나 건물 구조물에 고인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회 국립환경과학원 박사는 “독도는 남·서해를 통해 337종의 새가 찾는 홍도와 함께 한반도 철새의 주요한 이동통로임이 드러났다”며 “홍도와 마찬가지로 철새연구센터를 세울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모니터링에서 분화구 동쪽과 북쪽 능선에 자생하는 수령 100년 이상의 사철나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나무는 일제강점기 이후 독도의 변화를 고스란히 지켜본 셈이다. 환경부는 또 일제 때 남획으로 멸종된 독도 바다사자를 복원하기 위해 러시아 연해주 등의 서식지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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