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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개펄체험은 ‘성황’ 서식생물엔 ‘위기’

등록 2008-08-05 17:41수정 2008-08-05 19:36

연 1백만명 개펄 밟아 갯지렁이·게 등 개체수 급감
생물이 살기에 개펄은 썩 좋은 곳이 아니다. 폭염 때는 온도가 40도 넘게 오르다가 겨울엔 살얼음이 얼기도 한다. 늘 짠물이다가 홍수 때는 담수로 덮힌다. 이런 극심한 환경 변화에 견디며 살아온 개펄생물에 최근 새로운 위험이 추가됐다. 갖가지 개펄 체험이 그것이다.

개펄의 생물을 관찰하기 위해 전문가의 안내를 받은 탐구학습부터 지자체들이 주관하는 개펄 스포츠행사, 마라톤, 극기훈련 등 얼추 연간 1백만명이 개펄을 밟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병설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 박사는 “개펄 표면은 수많은 어린 저서생물이 자라는 곳”이라며 “한 번 밟기만 해도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 센터가 개펄에서 실제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개펄체험행사를 벌인 하루 뒤 중형 갯지렁이는 12.5%만이 살아남았다. 행사 한 달 뒤에도 게, 새우, 갯지렁이 등 대형 저서동물의 수가 밟지 않은 인근 개펄에 비해 51.1%로 줄었고, 2달이 지난 뒤에도 갯지렁이류의 수는 36.4%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극기훈련 등 개펄을 지속적으로 밟아대면 생물의 서식밀도가 절반 수준에서 머물어, 회복되는 데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고 박사는 “저서생물의 유생이 개펄에 많이 부착하는 특정 시기에 개펄 출입을 금지하고 훼손된 개펄에는 휴식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펄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일렬로 앞 사람을 따라 이동해 훼손을 줄이도록 안내했더니 공감하더라”며 교육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현수 국토해양부 해양생태과장은 “개펄체험은 개펄의 가치를 알려 결과적으로 보전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있다”며 “최대한 보전을 하면서도 현명한 이용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절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개펄에는 조개와 게 등 큰 저서동물뿐만 아니라 언뜻 보이지 않는 작은 동물들이 많이 서식한다.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전남 무안 개펄에서 조사한 결과 개펄 1㎡에 사는 저서생물은 종밋, 펄콩게, 버들갯지렁이 등 123종 982개체에 이르렀다.


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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