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갈르와벌레’(사진)
‘오대산갈르와벌레’ 학계에 신종으로 등록
한반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춘 희귀한 ‘화석곤충’이 오대산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연구원은 6일 오대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오대산갈르와벌레’(사진)가 국제학술지 <동물학>에 실려 신종으로 학계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갈르와벌레는 이 종을 포함해 전세계에 28종만 알려져 있는 집게벌레처럼 생긴 곤충으로, 북미와 중앙 시베리아, 연해주, 일본 등의 고산지대나 빙하지대 늪 주변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선 북한의 백두산과 묘향산에서 채집된 적이 있으며 남한에서는 고수동굴 등 석회암동굴에서 6종이 보고돼 있다.
이번에 발견된 갈르와벌레는 2005년 3월 오대산국립공원에 대한 자연자원 조사 중 상원사와 월정사 주변의 숲속 실개울가 돌과 낙옆 밑에서 채집됐다.
갈르와벌레는 한반도가 형성된 약 2억4천만년 전보다 훨씬 앞선 약 4억~5억년 전 캄브리아기 후기에 살던 생물로서 원시적인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살아있는 화석’으로 일컬어진다. 이제까지 남한에선 동굴에서만 발견된 이 곤충은 길이 2~3㎝에 긴 더듬이가 있으며 썩은 식물이나 부식질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온도 변화에 민감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 조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병우 국립공원연구원 박사는 “오대산갈르와벌레는 손에 쥐기만 해도 죽을 만큼 온도에 민감하다”며 “이 벌레가 살 수 있다는 것은 오대산 숲의 온도가 여름에도 높지 않는 등 생태계가 건강한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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