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삼척~봉화는 어떤 지역
지난 12일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가곡자연휴양림은 휴가절정기인데도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아연광산의 광물 찌꺼기가 홍수 때 쓸려나왔기 때문이다. 휴양림 옆 가파른 산비탈을 15분쯤 오른 꼭대기에 산양을 위한 먹이공급대가 설치돼 있었다. 수산양이 영역표시를 하느라 나무 밑동을 비벼대 껍질이 모두 벗겨져 있었다.
휴양림 안쪽으로 들어가면 1994년 폐광된 국내 최대 아연광산이던 영풍광업 제2연화광업소가 있다.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폐광 터널 들머리에서 ‘피서’차 들른 산양의 발자국을 확인했다.
산양은 곳곳에 있었다. 이곳처럼 산양이 많은 곳은 비무장지대 일대밖에 없다.
환경부는 2004년 울진~삼척~봉화 산림지대를 정밀조사한 결과 이 일대 396㎢에 약 150마리의 산양이 사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곳의 산림 규모는 설악산국립공원에 맞먹는다. 전체 면적의 88%가 생태자연도 1등급일 만큼 자연성도 높다. 사향노루, 수달, 하늘다람쥐, 삵, 담비 등 멸종위기종 포유류만 해도 6종이 산다.
이 지역 산림이 보전될 수 있었던 까닭은 ‘국내 최대의 오지’라는 이름처럼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산림지대를 관통하는 도로는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서 석개재를 넘어 경북 봉화군 석포리로 이어지는 편도 1차선 포장도로가 유일한데, 이마저 결빙기엔 통행이 두절된다.
이 지역에는 밀렵이 성행한다. 2000년 이후 밀렵된 산양만 4마리가 발견됐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밀렵감시활동 이외에 뾰족한 단속대책은 없다.
삼척/조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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