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참갈겨니의 정상적인 아가미 빗살 모습(A). 300NTU의 흙탕물에서 12일 기른 참갈겨니의 아가미 빗살은 휘어지거나 틈에 진흙 가루가 걸려 있다.(B) 서을원 교수 제공
안동대 서을원 교수 연구팀
“아가미 손상…폐사 유발”
“아가미 손상…폐사 유발”
흙탕물이 오랫동안 흐르는 하천은 어류의 아가미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며, 심한 스트레스를 불러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을원 안동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최근 한국하천호수학회에 실린 논문 ‘탁도 변화가 참갈겨니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서 탁수로 인한 어류의 생리적 피해를 실증적으로 규명했다.
연구진이 탁수 문제가 심각했던 임하호 유역에서 채취한 점토를 실험실에서 어류에 노출시켜 실험한 결과, 탁도 300NTU(NTU는 탁도의 단위, 음용수 기준은 1NTU)인 물에 4일간 노출시킨 참갈겨니 아가미의 빗살 사이가 붓고 상피세포가 벗겨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12일 뒤에는 아가미 빗살 끝이 부풀어 올라 곤봉 모양으로 변형되고 빗살끼리 뭉치기도 했다.
논문은 이런 현상은 “탁수가 아가미에 병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호흡 면적이 축소돼 호흡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가미는 어류가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가스교환을 하는 조직으로 어류의 체조직 가운데 가장 섬세하고 미묘하게 적응된 조직구조를 지닌다.
탁수에 노출된 어류는 아가미뿐 아니라 콩팥의 사구체가 수축하고 항산화효소 분비가 늘어나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어류가 탁수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은 결과로 심할 경우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서 교수는 “홍수 때의 일시적 흙탕물로 이런 생리적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탁수가 장기화될 때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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