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물떼새 74% 줄어…“서식지 이동 아닌 실종”
조류보호단체 보고서 발표 새만금 방조제가 가로막힌 뒤 이곳을 찾는 도요·물떼새 수가 75% 줄었으며, 줄어든 개체들은 인근 개펄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폐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류보호단체인 ‘새와 생명의 터’는 27일 전남 순천 로얄호텔에서 열린 국제습지보전회의에서 호주·뉴질랜드 도요·물떼새 연구단과 함께 지난 3년 동안 새만금 일대에서 벌인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에 150~300쌍밖에 없는 넓적부리도요는 방조제가 완공되기 전인 2006년 봄 34마리가 새만금 일대에서 발견됐으나 2007년 30마리, 올해엔 3마리밖에 관찰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청다리도요사촌도 2006년 170마리에서 올해 102마리로 격감했다. 이 새의 전 세계 개체수는 500~1000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넓적부리도요와 청다리도요사촌은 국제적인 보호종으로 새만금 일대가 세계 최대의 서식지였다. 개체수 감소가 가장 심각한 종은 붉은어깨도요로, 지난 3년 사이 새만금, 곰소만, 금강하구에서 전체의 77%인 약 9만 마리가 줄어들었다. 이는 전 세계 개체수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고서는 전체적으로 새만금 일대에서 방조제 건설 이전 개체수의 75%인 13만7천마리의 도요새가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약 10만 마리는 다른 서식지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실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붉은어깨도요의 월동지인 오스트레일리아 북서부에서 방조제가 완공된 2006년 이후 이 새가 급격히 준 뒤 회복되지 않는 사실을 들었다. 정부는 그 동안 새만금을 간척해도 도요·물떼새들이 이웃한 곰소만과 금강하구로 이동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나일 무어스 새와 생명의 터 대표는 “보고서를 람사르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에게 보낼 예정”이라며 “새만금의 습지기능을 살리기 위해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확충하고 해수 유통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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