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 오염실태 어떻기에]
“농작물 보상 미흡” 주민 호응 못얻어“
“농작물 보상 미흡” 주민 호응 못얻어“
서천군의 의뢰로 환경관리공단이 벌인 장항제련소 주변지역 토양오염 정밀조사 최종 보고서를 보면, 현재 겉으로 드러난 가장 심각한 오염물질은 중금속인 비소다.
장항제련소 굴뚝에서 반지름 2㎞ 이내 지역 1223곳에서 토양시료 1790점을 채취해 비소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662곳·699개 시료에서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하고, 197곳에서는 토지 이용을 즉각 중단해야 하는 대책기준까지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은 토양의 ‘표토’(겉흙)에 그치지 않았다. 표면에서 60~100㎝ 깊이의 ‘심토’에서 채취한 시료 184개 가운데 15개 시료도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그 밖에 구리·납·니켈·아연·카드뮴 등도 상당수 지역에서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 전체 지역에서 우려기준을 초과한 면적은 54.13%로 절반이 넘었고, 대책 기준을 초과한 면적 비율도 17.25%나 됐다.
서천군은 이미 지난해 벌인 자체 조사에서 이런 심각성을 확인하고,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농작물을 사들여 폐기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제련소 반지름 1㎞ 이내에 식용작물 재배를 금지하는 대신 유채·메밀 같은 경관작물을 심는 농민들에게 재배면적 1㎡당 밭에는 1150원, 논에는 643원씩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군의 조처는 주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장암리 이장 방훈규(53)씨는 “180여명쯤 되는 주민 가운데 최근 2~3년 사이에만 8명이 암으로 숨져 군에 다이옥신을 포함한 건강조사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경관작물 재배에 대한 보상금 액수가 적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자신의 밭에서 채소를 길러 먹고 있어, 중금속 중독 우려가 높다. 집 앞 텃밭에 배추를 심어 놓은 송림리 주민 이복자(68)씨는 “군청 보상금은 생활에 별 도움이 안 된다. 내가 먹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느냐”며 앞으로도 농작물 재배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서천/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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