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오대호 무법자 외래종 칠성장어 골치
수컷 성 페르몬 합성해 암컷 유인 첫 성공
수컷 성 페르몬 합성해 암컷 유인 첫 성공
북미 오대호에서 가장 골치 아픈 외래어종을 성 페로몬을 이용해 퇴치하는 방법이 나왔다. 페로몬은 같은 종 사이의 의사소통을 위해 몸 밖으로 분비하는 미량의 화학물질이다.
리 웨이밍 미국 미시간 주립대 교수팀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대서양 칠성장어 수컷의 페로몬을 합성해 산란하러 온 암컷을 유인해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페로몬은 해충 제거에 이용되고 있으나 외래종 퇴치에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번식기의 칠성장어 수컷에서 추출한 페로몬을 인공 합성해, 칠성장어가 산란하기 위해 거슬러 오르는 하천에 설치한 함정그물에서 흘려보냈다. 그랬더니 알을 낳기 위해 온 칠성장어 암컷들이 함정으로 몰려들었다. 리 교수는 “페로몬 합성에는 돈이 많이 들지만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칠성장어는 바다에서 자란 뒤 하천에 올라와 산란해 웬만큼 자란 뒤 바다로 돌아간다. 길이가 60㎝ 가량인 이 물고기는 뱀장어와 비슷하지만 턱이 없고 입에는 작은 이빨이 촘촘하게 배열된 빨판이 달려 있다. 이 빨판을 이용해 다른 물고기에 달라붙어 구멍을 내고 체액과 피를 빨아먹어 ‘흡혈 물고기’라고도 불린다. 칠성장어의 공격을 받은 물고기의 대부분은 죽는다.
오대호에는 애초 이 물고기가 살지 않았지만 1800년께 이리 운하가 완공되면서 유입됐다. 이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송어류 3종이 멸종하는 등 오대호의 담수어는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해마다 이 외래어를 퇴치하느라 농약 살포, 장애물 설치 등에 1천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동해로 흘러드는 양양 남대천, 연곡천, 주수천, 삼척 오십천, 마읍천 등의 하천과 낙동강에 대서양 것과는 다른 칠성장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종 2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미시간 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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