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경인운하 활용하려면 하류로”…“장항습지 훼손” 비판
1960년대 이전만 해도 서울 한강의 너비는 200~500m로 불규칙했고, 물의 깊이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던 것을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시가 서울 잠실대교와 김포대교 부근에 각각 길이 1㎞가량의 수중보를 만들어 암사동부터 김포까지 최소 수심 2.5m를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그 덕에 한강유람선이 다니게 됐고, 김포 쪽은 농업용수를 확보했다. 그러나 두 수중보로 인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서 이루던 생태계는 완전히 달라졌다. 여의도나 한강대교 부근에서 엄청나게 잡히던 뱀장어가 사라진 것도 수중보로 인한 것이다.
정부가 경인운하 건설을 추진하면서 이 신곡수중보가 다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김포시와 경기도는 신곡수중보를 하류 쪽으로 14㎞ 떨어진 하성대교 예정지 부근으로 옮겨달라고 정부에 최근 건의했다. 홍지선 경기도 하천정비팀장은 “경기도가 경인운하의 효과를 활용하려면 배가 이산포 정도까지 내려와 고양시, 파주시와 연결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재 김포대교 부근에서 배를 가로막는 신곡수중보를 더 하류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환경부가 지정한 보호구역인 장항습지가 훼손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박평수 고양환경연합 집행위원장은 “장항습지의 60%가 물에 잠겨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항습지는 큰기러기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21종이 머무는 곳이다.
환경단체들은 장기적으로 신곡수중보를 허무는 방안도 검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를 없앤다면 연어 등이 강을 타고 팔당댐 하류까지 올라와 한강과 서해의 생태계가 서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동필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과장은 “한강에 유람선이 떠다니게 하려면 신곡수중보는 필수적인 시설”이라며 “옛날로 돌아가자는 건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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