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사무실로 들어서며 커피부터 찾았다. 종이컵에 커피믹스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셨다. 텅 빈 커피믹스 봉지는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커피가 바닥을 보이자 종이컵도 버려졌다. 급하게 출근하느라 아침을 못 먹은 직원들이 있었다. 그들 손에는 김밥, 빵, 우유가 들려있었다. 김밥, 빵, 우유를 감싸던 알루미늄 호일, 비닐, 종이팩이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직원들은 김밥과 빵을 집어먹어 끈끈해진 손을 물티슈로 닦았다. 끈끈함을 머금은 물티슈도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아침 내내 비가 내렸다. 사무실 사람들은 점심밥을 시켜먹기로 했다. 사람들은 자장면과 짬뽕을 주문했다. 식사를 마친 뒤 사람들은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 비닐 랩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여자직원들이 그릇을 치웠다. 남자직원들이 자판기에서 캔 음료를 뽑아왔다. 비워진 캔은 쓰레기통에 던져졌다.
막내 직원이 귀에 이어폰을 꼈다. 그는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으며 일했다. 졸음을 떨치려고 애썼다. 음악이 멈추자, 다된 건전지는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직원들이 퇴근한 뒤 사무실 쓰레기통은 꽉 차 있었다. 버려진 일회용품들이 그 안을 채우고 있었다. 단 한번 쓰이고 쓰레기로 불리게 된 쓸쓸한 운명들이 거기 있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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