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친구들 회원들이 먹이를 주며 틈틈이 찍은 갈매기와 바다를 주제로 한 사진 작품
부산 회원들 14년째 환송제
“겨울만 다가오면 지난봄에 떠났던 갈매기들이 과연 얼마나 다시 올까 걱정되곤 하는데 갈수록 갈매기 수와 종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28일 오전 10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갈매기 환송제를 여는 ‘갈매기 친구들’ 배정선 회장의 말이다. 갈매기 친구들은 해마다 10월 말에서 11월 초 부산 광안리와 해운대 등 바닷가를 찾아와 겨울을 난 뒤 봄을 앞두고 다시 오호츠크해나 알래스카 연안으로 돌아가는 재갈매기·괭이갈매기·검은머리갈매기 등 철새 갈매기들을 환송하는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1996년부터 시작해 14번째 맞는 올해 행사에선 갈매기 친구들 회원들이 바다에 통통배를 띄워 갈매기들에게 마지막 먹이를 주고, 환송시 낭송과 환송다례, 기독교청년회(YMCA) 어린이 무용단과 장산민속예술원의 공연, 색소폰과 재즈음악 연주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갈매기 친구들 회원들이 먹이를 주며 틈틈이 찍은 갈매기와 바다를 주제로 한 사진 작품(사진)들도 현장에서 전시한다.
갈매기 친구들은 해마다 철새 갈매기들이 부산에서 겨울을 나는 넉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른 아침에 광안리 해변 활어센터 횟집에서 생선 껍질과 알, 내장, 잔생선 따위를 얻어 먹이로 주고, 바닷가 청소활동 등도 펴고 있다. 이 단체의 활동은 2006년 작고한 오건환 부산대 교수가 20여년 전부터 소나무와 모래와 새들의 낙원이었던 광안리 바닷가가 주변의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황폐화돼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혼자 근처 횟집에서 버려지는 생선 찌꺼기들을 모아 갈매기들에게 주면서 비롯됐다.
갈매기 친구들배 회장은 “환송제는 먼 길 떠나는 철새갈매기들이 무사하길 기원하면서 새봄을 맞아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추스르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갈매기친구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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