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종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2세 출산에 성공했다. 환경부는 2005년 북한에서 들여온 반달가슴곰 암컷 8번(북한산, 5세)과 10번(북한산, 5세)이 각각 새끼 한 마리를 출산한 것을 2월 말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그 동안 사육된 반달가슴곰이 2세를 출산한 적은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먹이를 섭취하고, 동면을 하면서 출산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암컷 반달가슴곰 10번의 새끼.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제공
방사 4년된 두 마리
나란히 아기곰 출산
나란히 아기곰 출산
야생 반달가슴곰 멸종을 막고자 지리산 국립공원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아기곰을 한 마리씩 낳았다. 외부에서 들여온 반달곰이 자연 속에서 번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반달곰 증식·복원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낭보로 평가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8일 “2005년 지리산에 방사한 북한산 반달가슴곰 엔에프(NF)-08호와 10호가 바위굴 속에서 건강한 새끼를 낳아 함께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을 지난달 현장조사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기곰들의 몸길이가 현재 20~30cm인 점으로 미뤄볼 때, 태어난 시기는 지난 1월께로 추정됐다.
[동영상] 반달 가슴곰 방사에서 출산까지(영상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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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주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은 “반달가슴곰들에 단 발신기의 위치 확인을 통해 이들이 임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목해 왔다”며 “혹독한 동면기를 여러 차례 넘기고 새끼까지 낳은 것은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이 중요한 고비를 넘은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기곰들이 안전하게 살아가기에는 지리산 곳곳에 갖가지 위험이 널려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밀렵꾼이나 멧돼지의 농작물 훼손을 막고자 농민들이 설치한 올무다. 실제 어미곰들도 모두 한두 차례 목이나 허리에 올무가 걸린 채 발견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에 남은 야생곰이 5마리 정도에 지나지 않아 개체군 규모를 늘려 주지 않으면 근친교배 등으로 멸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004년부터 최근까지 러시아와 북한에서 어린 반달곰 27마리를 들여와 풀어놓았다. 이 가운데 12마리가 밀렵으로 희생되거나 자연적응 실패로 회수돼, 현재 15마리만 남아 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2세 출산에 성공한 반달가슴곰 암컷 8번(왼쪽.북한산, 5세)과 10번(북한산, 5세).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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