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바다로 변한 섬진강 하류 ‘짠물 피해’

등록 2009-04-08 07:43수정 2009-04-08 09:10

지난 3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대교 부근에서 한 어민이 보트를 타고 가고 있다.
지난 3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대교 부근에서 한 어민이 보트를 타고 가고 있다.
댐 건설로 바닷물 30Km 역류…남해 염도 2/3 수준
재첩 민물장어 줄고 감성돔 잡혀…어민들 조사 요구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전남 광양과 하동 부근의 섬진강 하류에 짠물로 인한 수산물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역 어민들은 섬진강에 주암댐 등 댐이 잇따라 건설되면서 강물의 유량이 부족해져 바닷물이 역류한 결과라며 수자원공사에 피해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겨레>가 지난 3일 초당대 조기안(53·환경공학) 교수와 함께 섬진강의 염도를 측정한 결과, 강 하구에서 상류 쪽으로 30여㎞ 수역까지의 강물이 사실상 바닷물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섬진강 하구에서 25㎞ 정도 떨어진 섬진대교(전남 광양 다압면~경남 하동군) 부근의 강물 염도는 19.74‰(퍼밀·1000분의1)로 측정됐다. 이런 수치는 보통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인 기수 구역의 염도가 5~10‰ 정도인 것에 견주면 2~4배에 이르는 것이며, 남해의 평균 염도인 30~35‰의 3분의 2에 이르는 것이다. 또 2000년 건설교통부가 측정한 4.0‰보다 5배, 1973년 0.60‰보다 30배 넘게 높아진 수치다. 이런 높은 염도 탓에 섬진강 하구에서 상류 쪽으로 30여㎞ 지점인 광양시 다압면 매실농원 앞까지 짠물이 나타나고 있었다. 섬진강 하구에서 7㎞ 상류에 있는 다압면 망덕포구로 내려가자 염도는 31.53‰로 측정돼 거의 바닷물이었다. 조 교수는 “섬진강 하류는 사실상 강이 아니다”라며 “섬진강 수계에 댐이 건설되면서 하류로 내려가는 유량이 줄어든데다, 제철소를 짓기 위해 광양만을 매립하면서 바닷물의 역류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섬진강의 염도가 높아지고 적조가 발생하면서 어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재첩·민물장어·참게·강굴 등 이 지역의 대표적 수산물이 줄어들고, 바다 어류인 감성돔이 잡히는 등 강 생태계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이에 섬진강 인근 어민과 환경단체로 꾸려진 ‘광양만권 어업피해 대책위원회’는 7일 어선 2척을 트레일러에 싣고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앞에서 어업 피해 조사를 촉구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다. 김영현 대책위 위원장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현장 조사에 합의하지 못하면 30일까지 어선 반납 집회를 열 계획”이라며 “짠물 피해 실태를 조사한 뒤 정부 차원에서 섬진강 생태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양/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형님이어 부인…노 전대통령 도덕성 ‘와르르’
▶바다로 변한 섬진강 하류 ‘짠물에 눈물’
▶30대그룹 경제비중 40%에 고용비중 4%
▶구글 1주일째 인터넷 실명제 ‘불복종’
▶‘인터넷서 2차전’ 이종걸 의원 “비판글 왜 지우나”
▶‘촛불재판 개입’ 신 대법관 오늘 윤리위서 논의
▶세계경기 회복조짐 본궤도 진입하나
▶이탈리아 대지진 ‘건축박물관’ 라퀼라 초토화
▶헐린 근대건축물, 문화재 추진 ‘뒷북’
▶‘영화 찍듯’ 1억여원 빼앗은 HID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