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해초 `해호말’ 남해안서 발견
아열대성 바닷말(해초)인 ‘해호말’(사진)이 우리나라 남해안 연안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의 김정배 연구사는 8일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유일한 식물인 잘피의 한 종류인 해호말 군락이 전남 목포와 경남 통영·남해 연안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국제학술지인 <아쿠아틱 보터니>(Aquatic Botany) 2009년 4월호에 실려 학계에 보고됐다.
해호말은 수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최근까지 아시아에서는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동해 연안이 분포 최상한선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었다. 학명 역시 일본에서 붙인 ‘할로필라 니포니카’다. 하지만 한국에서 발견됨에 따라, 김 연구사가 ‘바다를 사랑하는 해초’라는 뜻으로 ‘해호말’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붙여 학계에 보고했다.
잘피는 질소와 인 등 오염물질을 흡수해 제거하고, 이산화탄소를 낮추는 구실을 한다. 전세계에는 5과 13속 60여종의 잘피가 분포하는데, 해호말이 발견됨에 따라 한국에선 2과 4속 9종이 분포하게 됐다. 이 가운데 거머리말, 줄말, 해호말을 제외한 6종은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돼 있다.
김 연구사는 “최근 70년 동안 바닷물 온도가 2도 정도 올라갔다는 학계 보고처럼,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의 결과로 해호말 분포 지역이 우리나라 연안까지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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