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들의 에너지 사용량 추이
7년새 소비량 85% 늘어
기후변화 대응 노력 미흡
기후변화 대응 노력 미흡
국내 대학들의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면서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에너지 절약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12일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지난해 펴낸 ‘2007 에너지 사용량 통계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연간 2000TOE(석유환산톤)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국내 대학들의 에너지 사용량은 2000년 13만58TOE에서 2007년 24만437TOE로 7년만에 84.9%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폭 22.5%보다 무려 3.7배나 높은 것으로, 대학이 거대한 온실가스 배출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2000TOE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해 에너지 다소비 기관으로 분류된 대학 수는 2000년 45개에서 2007년 76개로 늘었으며, 이들 가운데는 에너지 소비량이 1만TOE가 넘는 대학도 9개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대학의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는 것은 각 대학들이 캠퍼스에 경쟁적으로 건물을 신·증축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녹색연합은 “대학설립 운영 기준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2004년 이후 4년 동안에만 교육기본시설 면적은 16.5%, 지원시설과 연구시설 면적은 각각 31.2%, 30.9% 증가했다”며 “이렇게 늘어난 대학 건물들이 에너지 낭비와 효율 감소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캠퍼스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파악해 감축 목표를 세워 실행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외국의 주요 대학들과 견줘 보면, 국내 대학들은 이제 저탄소 녹색 캠퍼스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 수준이라고 녹색연합은 평가했다. 그러나 녹색연합은 지난해 말 고려대, 국민대, 경상대, 상지대, 숙명여대, 서울대, 연세대, 홍익대 등 8개 대학을 중심으로 ‘한국 그린캠퍼스협의회’가 발족돼, 녹색 사회를 위해 대학이 할 일을 논의하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국민대의 녹색 캠퍼스 만들기, 상지대의 친환경 유기농 급식과 환경 교과목 운영, 재생가능 에너지 확대, 상명대학의 탄소 장학금 운영, 숙명여대 학생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 등을 우수 사례로 꼽았다.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장은 “저탄소 그린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단순히 캠퍼스 녹지화나 아름다운 교정 꾸미기에 치중돼서는 안 된다”며 “기후변화에 대비해 대학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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