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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블로그] 담배를 피우는 것, 환경을 파괴하는 것

등록 2009-05-18 15:39수정 2009-05-19 13:53

담배를 피우는 것, 환경을 파괴하는 것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한 해 약 1만 3000명이다. 반면 담배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는 3만 명에 이른다. 또 담배를 피우면 8-10년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한다. 하지만 자기 목숨의 결정권이 ‘실질적으로’ 그 자신에게 있다는 상식에 따라서 목숨을 단축하건, 병을 얻어 죽음에 이르건 이를 말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가 타인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주고, 공동의 재산인 이 지구의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쉽게 말해, 담배가 흡연자 자신에게만 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막심한 피해를 가한다면, 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금 당장 치명적이거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누적된 피해가 치명적이라고 예상될 경우, 더 이상 개인의 ‘기호’의 문제로 남겨둘 수는 없을 것이다.

간접흡연의 폐해는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간접흡연 피해이다. 담배 연기는 옷에서 불쾌한 냄새를 나게 하고 눈에 자극을 주거나 두통, 기침, 인후통, 현기증, 메스꺼움 등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게 한다. 또 부모가 흡연하는 집 아이들은 폐렴, 기관지염, 기침, 천식 및 폐 기능 장애를 동반한 호흡기 질환의 발생 빈도가 높고 이들 질환으로 인한 입원율도 높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담배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치명적인 폐해이다. 이는 우리 지구의 ‘미래 세대’에 대한 상당히 악질적인 ‘범죄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현재 우리가 벌이고 있는 일에 대한 ‘발언권’을 갖거나, 그 일이 부당할 경우 중지시킬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러나 이 일의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남이 지은 죄의 대가를 자신이 져야한다면 부당한 일이 아닌가?

또 지구 환경 파괴로 인한 피해를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해가 적어서 계산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 부수적인 효과까지 일일이 계산하다면 피해의 규모가 너무나 커서 계산을 할 수조차 없다는 말이다. 어쩌면 환경 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이런 저런 사실과 근거의 문제가 아니라, 논쟁이 필요 없는 당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흡연이 환경에 미치는 해로움들이다. 주로 외국의 사례를 들었지만, 충분히 한국의 실정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1. 삼림파괴

우선 삼림파괴 문제가 심각하다. 담뱃잎을 생산하거나 담배를 싸는 종이와 담배 갑을 만드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삼림이 파괴되고 있다.

담뱃잎은 수확된 이후 저장과 이송, 각종 처리 절차를 위해 건조된다.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담뱃잎이 높은 온도에서 대략 1주일 정도 건조를 위해 엄청난 벌목이 뒤따른다. 1회 건조에 1헥타르(1ha = 10,000m2), 연간 500만 ha 이상의 산림(‘6억 그루’의 나무들)이 담뱃잎을 말리는데 사라진다. 여기에 더하여 ‘매년 20만 ha의 삼림’이 담배 농장을 새로 일구기 위해 파괴된다. 현대식 담배 생산 과정에서 담배 싸는데 ‘매 시간’, ‘6km의 종이’가 소모된다. 평균적으로 담배 300개비당 나무 한 그루가 베어지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담배를 피우는 속도로 나무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동남부, 모잠비크 서쪽에 위치하며, 영어를 공용어로 쓰며, 세계에서 열 번째로 큰 호수인 말라위 호수가 위치한 나라, 말라위의 경우, 80%의 산림이 오직 담배를 생산하기 위해 파괴된다. 반면 말라위 농업에서 담배 농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이다. 산림 파괴는 토양 침식, 홍수, 사막화의 원인이 되어, 농업용 토지를 못 쓰게 하고 이로 인해 식량 문제를 야기한다. 또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등 인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2. 쓰레기 발생

담배꽁초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2006년 한 해에만 4조 5,000억 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졌고, 그 중 190만 개만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나 수거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6년 째(2006년 기준) 세계 쓰레기 중 발생 1위에 랭크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영국에서만 하루에 122톤의 담배 ‘관련’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는 2억 개의 담배꽁초와 2천만 개의 담배 포장지이다. 이 많은 쓰레기를 비흡연자들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매우 부당한 일이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문제는 담배꽁초가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성분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학자에 따라서 담배꽁초가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 25년에서 50년 걸린다는 의견도 있고, 어떤 학자들은 담배꽁초는 영원히 분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담배 한 개비는 4,000가지의 화학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중 독성성분이 토양에 스며들어 광범위한 피해를 준다. 또 비바람으로 도시의 하수구로 몰려든 꽁초들은 바다나 강이나 호수로 쓸려 들어간다. 새나 물고기 등의 동물들이 담배꽁초 잔해를 먹을 경우, 소화 장애로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 동물들 개체수가 인위적인 요인으로 증감한다는 것이 생태계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학자들은 계속해서 연구 중이지만 그 폐해는 쉽게 예상이 가능하다.

3. 담뱃잎 농부병

담뱃잎 농부병(Green tobacco sickness, GTS)은 담뱃잎을 재배하는 지역에서 담뱃잎 수확 중 니코틴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면서 생기는 급성 니코틴 중독증이다. 주로 담배를 수확하여 건조기를 이용하여 건조하는 시기에 발생한다. 두통, 어지러움, 구역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최근 조사에서 담배 생산자들의 41%가 담배 수확기에 최소 1회 이상 이 병증을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관련자료)

담배 생산을 담배 생산자나 담배 농장 일꾼들 개인의 선택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통계 수치가 보여주듯, 거의 확정적인데도, 병마와 싸우며 생계유지를 위해 담배 농사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고소득층이 아니다. 특히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미의 경우, 가난한 일꾼들이 담배 농장에 고용되어 혹독한 노동과 병증을 강요받는다. 그렇다. 담배 재배는 한 개인의 경제적 이윤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생계유지를 위한 ‘강요’에 해당한다. 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특히 외제 담배 선호자들은 이러한 노동 착취와 불평등한 부의 재분배를 구조화하는 일을 방조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기호’로 인해 ‘불필요한’ 병증을 떠안으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양산된다는 사실은,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또 볼 수 없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4. 농약 남용

담배 재배를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살충제와 제초제, 비료가 사용된다. 담배라는 작물이 원래 벌레와 질병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담배 생산자들은 다른 농사에 비해 보호 장비가 필수적임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관리 기관이나 생산자 자신들의 생산자 보호 인식 부족으로 보호복과 같은 필수 장비를 착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또 이러한 농약들은 토양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 물을 마셔야하는 사람들, 가축들, 그리고 주변에 사는 야생 동식물들에게 돌아간다.

또 담배 생산에 ‘필수적인’ 농약의 과다 사용은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농약에 내성이 생긴 파리와 모기의 출현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을 퇴치하기 위해 독성이 강한 살충제 살포가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5. 빈곤 문제

담배 재배에 필요한 농지를 식량 생산에 동원할 경우 굶주림으로 고통을 받고 있거나 죽어가는 1,000만에서 2,000만 명의 사람들에게 충분한 음식을 조달할 수 있다. 담배가 단순한 ‘기호의 문제’라는 점과 세계적으로 식량의 절대 부족이 만연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흡연이라는 ‘오락 행위’가 과연 윤리적으로 타당한지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또 담배는 다른 작물에 비해 토양 황폐화를 촉진시킨다. 담배는 토양 속의 질소, 인, 칼륨을 다른 농작물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고갈시킨다. 즉, 식량 생산에 이용될 수 있는 농지들이 담배 생산으로 대체되어 사라지고 있고, 황폐화 되고 있는 것이다.

6. 화재

전 세계 화재 발생 원인의 40%가 부주의한 담뱃불 처리로 인한 것이다. 캐나다 앨버타 주(州)에서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2,310 건의 화재가 담뱃불로 인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284명이 다쳤고, 40명이 죽었으며 4천600만 달러의 재산 피해가 있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담배로 인한 화재 발생이 2007년에만 6412건에 달한다. 이로 인한 산림 파괴(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포함), 인명 피해, 재산 피해에 대한 소식은 이제 단골 뉴스가 되었다.

담배를 무조건 못 피우게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담배 생산으로 병과 노동력 착취에 시달리기는 하지만, 그나마 자신의 생계를 꾸려나가던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일꾼들이 일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선진국들에서도 담배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를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담배 생산 회사들이 '친환경 윤리 경영'을 하게끔 강제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담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엄밀한 평가를 통해 합리적인 선에서 담뱃값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담배 연기의 이산화탄소 발생량만을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담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및 삼림파괴의 정도를 담뱃값에 부가하고, 담배 생산 및 판매 회사에 물릴 필요가 있다. 얼마까지라고 정확하게 제안할 수는 없지만, 지금 보다는 훠-얼씬 비싸져야 한다. 그 인상가가 담배 농가에 보다 높은 비율 돌아가야 하며, 그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데 쓰여야 함은 물론이다. 또 그들의 교육 여건과 복지 개선에 쓰여야 한다. 또 최소한 베어지는 나무의 상당수(지금까지 베어진 나무의 개수나,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고려하여 담배 생산에 소요되는 나무의 개수의 2배가 다시 심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사실은 필수적이다.)를 새로 심어 삼림의 범위가 점차 축소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담배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끊으라고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제대로 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배운 적이 없는 '산업화의 희생자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담배에 의존해 인류사에 남을 예술을 창조하기도 한다.(물론 그것에 흡연이 기여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언제나 급격한 '변혁'에는 부작용(담배를 전면 금지 시킨다면, 이를테면 담배 밀거래가 생겨날 수 있고, 이에 따른 더욱 극심한 노동착취를 예상할 수 있다.)이 뒤따르기 마련이고, 이를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연구와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흡연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흡연자 자신이 그처럼 좋아하는 담배를 보다 ‘도덕적’이고 ‘정당하게’ 피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단은 조금씩 줄임으로, 또 자신이 피우는 담배 회사의 윤리성에 대해 검토함으로, 조금 더 나아가면 담배 회사로 하여금 식수(植樹)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끔 소비자 운동을 벌임으로 조금씩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참고자료 Cigarette Butts Cause Environmental Pollution The Environmental Impact of Tobacco http://tobaccofreekids.org/campaign/global/pdf/ag2.pdf www.cigarettelitter.orgASH: Tobacco & the Environment Tobacco & the Environment www.longwood.edu/cleanva/cigarettelitterhome.html

http://www.smokefreecalgary.com/bins/content_page.asp?cid=3-119&lan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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