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블로그] 추억마저 긁어낼 것인가

등록 2009-06-10 14:46

오늘 신문에서 본 기사.

“4대강 정비 사업은 운하의 1단계”

4대강 정비 사업은 수자원 확보를 위해 하천 바닥을 긁어내 ‘물그릇’을 키우고, 물을 가두는 보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비 대상 넓히고, 사업 추진에 박차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4대강의 ‘지류’까지 정비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처음 발표 때는 4대강 본류만 사업 대상이었으나 이번에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한강 본류(남한강), 낙동강 본류, 금강 본류, 영산강 본류 외에 북한강, 섬강, 남강, 금호강, 황강,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 미호천, 갑천, 유등천, 황룡강, 함평천, 섬진강 등 모두 18개 강(천)으로 확대됐다. 전국의 주요 강이 모두 포함된 셈이다 차 발주는 이달 안에, 2차 발주는 올 10~11월에 할 예정이다. 강바닥에서 긁어낸 엄청난 양의 모래는 건설자재 수급 조절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안에 모든 사업을 마친다는 것이다. -

위에 사진은 섬진강 적성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했었던 순창의 장구목 사진입니다. 장구목은 수천 년 세월을 흘러온 섬진강이 만든 작품으로 요강바위를 비롯해 집채 같은 바위들이 암반으로 이뤄진 강바닥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강바닥 바위에 새겨진 자연의 역사는 이렇게 아름답기만 한데 이 자연을 이용하여 어떻게든 이득을 보고자 하는 인간의 역사는 부끄럽고 추하기만 하네요. 이제 인간은 그것도 모자라 자연의 수천년 기록 마저 바닥을 긁어내 없앤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그 주위에서 공생하며 살았던 수많은 작은 것들, 소중한 것들도 사라지겠죠.

물론 어린시절 강가(고향인 섬진강 )에서의 제 추억마저도 어쩔 수 없는 경제의 논리에 따라 긁어 없어지겠죠. 그런데 묻고 싶습니다. 주인이 있었던가? 누구의 권리로? 누구의 허락으로 그렇다면 과연 누구를 위해..


뭐, 정책을 두고 찬 반이 엇갈리는걸 보면 우리모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거겠죠.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정책 앞에서 굳이 찬성과 반대를 한다면 저는 제가 내는 세금이 나에게 이득은 커녕 소중한 것을 긁어 없앤다는데 절대로! 한 푼도 쓰기가 싫습니다. (뭐 비공식적으로 30조가 예상된다는데..)

또 몇 십년 후 자연 생태 박물관? 환경 박물관? 강바닥 박물관 따위의 박제된 자연을 구경하러 몇시간씩 밀리는 차를 타고 북적한 사람들 틈게 끼어 입장료을 내고 싶지도 않고요. 제가 작년 이 사진을 찍을 때가 임신 9개월정도였는데 그때 처음와본 이곳이 참 좋고 예뻐서 나중에 아이와 다시 한번 와야지 했었습니다. mb가 임기안에 서둘러 사업을 마친다고 하니.. 3개월인 우리 딸에게 이 아름다운 강바닥은 더 이상은 보여 줄 수가 없겠군요...

한겨레 블로그 내가 만드는 미디어 세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