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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이상한 여름’…모기가 사라졌다

등록 2009-08-07 11:47

폭우에 저온현상..모기에겐 '최악'

땀이 많아 유난히 모기에 잘 물리는 회사원 김모(32.전북 전주시 서신동)씨는 요즘 잠자리가 편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귓가에 앵앵거리던 모깃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모기 없는 여름을 나기 위해 세 통이나 사놨던 모기약도 안쓰고 있다.

예년과 다른 '이상한' 여름 날씨 때문에 모기들이 벌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이 전주시내 한 외양간에 유문등을 설치해 모기의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3~4일 채집된 모기는 모두 505마리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모기가 잡혔던 지난달 20~21일 1만1천254마리의 5% 이하로 줄었고 지난해 8월 4~5일의 1만8천280마리에 비하면 30분의1에도 못 미친다.

군산과 남원 등 도내 다른 지역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마가 사실상 물러간 7월 하순을 기점으로 모기의 개체 수가 줄고 있다.

예년 같으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모기의 개체 수가 급증, 8월 하순에 최고치를 기록하지만 올해는 오히려 장마와 함께 모기들이 사라진 것.

이같은 현상은 올해 장마가 유난히 길고 집중호우가 자주 쏟아지는 바람에 모기가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모기는 하수구 등의 얕은 물웅덩이에 알을 낳고 이 알이 모기가 되기까지는 보름 정도 걸리는데 이틀이 멀다 하고 쏟아지는 집중호우에 알들이 유충이나 번데기로 성장하지 못한 채 통째로 떠내려갔다는 것.

장마가 시작된 6월 21일부터 전주에 내린 비는 모두 569.7㎜로 평년의 두 배 가까이 됐고, 특히 지난달 7일부터 열흘 동안은 거의 매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한해 장맛비보다 많은 421㎜가 내렸다.

무더위와 열대야가 실종된 '여름답지 않은' 날씨도 모기에게는 악재다.

7월 한 달 동안 전주의 낮 최고기온은 평균 29.1도로 지난해 31.8도에 비해 3도 가까이 낮았다. 밤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는 지난해 모두 6일이었지만 올해는 7일 현재까지 단 하루에 불과하고 7월 하순부터는 아침·저녁으로 최저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무는 초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모기는 기온이 높을수록 산란주기가 짧아져 개체 수가 급증하고 밤에도 더 늦게까지 활동하며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다.

긴 장마와 저온현상 등으로 예사롭지 않은 이번 여름이 모기에게는 말 그대로 '잔인한 계절'인 셈이다.

전북 보건환경연구원 임석춘 연구원은 "10년 동안 모기 개체 수를 조사했지만 8월 초순에 모기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며 "예년처럼 무더운 날씨에 적당한 양의 비가 내려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지면 모기들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계연 기자 tele@yna.co.kr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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