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지외 보전기관’ 동물원·식물원 등에 살아
멸종위기에 처한 국내 동·식물 종의 35%가 동물원과 수목원 등 ‘서식지 외 보전기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식지 외 보전기관은 원래 서식지에서 보전이 어려운 야생 동식물을 서식지 밖에서 체계적으로 보전·증식하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시설이다.
환경부는 5일 “2009년 9월 현재 멸종위기 동식물로 지정돼 있는 221종 가운데 반달가슴곰 등 동물 32종과 식물 47종 등 모두 79종(35.7%)이 서울대공원 등 15개 서식지 외 보전기관에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4월 처음으로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된 서울대공원이 늑대, 호랑이, 시라소니 등 가장 많은 멸종위기 동물(21종)을 보전하고 있고, 삼성에버랜드 동물원에도 산양, 큰바다사자,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 동물 7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멸종위기 식물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은 제주도의 한라수목원이었다. 한라수목원에는 나도풍란, 죽백란, 풍란 등 13종의 멸종위기 식물이 식재돼 있고, 제주 여미지식물원에서도 돌매화나무, 물부추 등 멸종위기 식물 12종이 자라고 있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이밖에 한택식물원(식물 10종), 한국황새복원연구센터(조류 1종), 남부내수면연구소(어류 3종), 기청산식물원(식물 10종) 등도 멸종위기종을 보전하고 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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