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2000년 평균기온 1.3도 상승한 영향
대청도-변산-영암-죽도 → 백령도-청양-정읍-포항
대청도-변산-영암-죽도 → 백령도-청양-정읍-포항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북방한계선이 60년 동안 14~74㎞나 북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은 1941년부터 2000년까지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약 1.3도 상승한 데 따른 한반도의 식물 분포 변화를 내용으로 한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생물종 구계(區系) 변화 연구'를 23일 발표했다.
생물자원관은 1941년 일본 학자 우에키(植木秀幹)가 설정한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북방한계선을 재검증해 경계선을 새로 설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북방한계선은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위도의 북쪽 경계로, 우에키는 상록활엽수 64종의 분포를 조사해 `대청도-변산-영암-죽도'를 잇는 북방한계선을 지정했다.
생물자원관은 64종 가운데 제주도에만 서식하거나 관상용으로 식재하는 16종을 제외한 48종을 대상으로 1942년부터 2009년까지 채집돼 생물자원관이나 대학에 소장된 표본 4천512점의 생육지 정보를 확인해 `백령도-청양-정읍-포항'을 새로운 북방한계선으로 설정했다.
이는 위도 기준으로 짧게는 14㎞(대청도→백령도)에서 길게는 74㎞(영암→정읍)나 북상한 것이다.
1941년 조사 때 전북 어청도(위도 36도7분)가 북방한계선이었던 보리밥나무와 후박나무는 각각 백령도(37도56분)와 덕적군도(37도3분)로 올라갔고 호랑가시나무는 전북 변산(35도37분)에서 어청도(36도7분)로 서식지를 넓혔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광주 및 전남 전 지역과 충남 서해안 지역이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난대성 상록활엽수 분포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생물자원관은 설명했다.
아울러 식물의 생육지 확대 또는 축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체군 경쟁, 외래종 침입, 지형 변화, 인간 간섭 등이 있는데, 종별 차이는 있지만 48종이 모두 북상한 것은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생물자원관은 내년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100대 생물지표'를 선정하고 표준화된 모니터링 방법을 고안해 생물다양성의 예측 및 통합관리 방안 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 고유종의 멸종이나 털진드기류, 주홍날개꽃매미 등 주요 해충종의 북상에 따른 원예ㆍ과수업 피해 등을 예견해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