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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영동 폭설은 장마전선 탓?

등록 2010-02-16 20:25

북극진동-엘니뇨 힘겨뤄 ‘정체전선’ 발생
중부엔 눈 남부엔 비 ‘고사리장마’ 닮아
미국 워싱턴에 폭설이 내리던 비슷한 시기인 11일 우리나라에도 영동지방에 1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두 나라 모두 북극진동 때문에 차가운 대륙 공기의 습격을 받은 탓이다. 그러나 워싱턴 폭설과 달리 우리나라 폭설은 장마전선으로 알려진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생겼다. 여름철에나 볼 법한 장마전선이 왜 2월 우리나라에서 설치게 된 것일까?

장마전선은 6월 말에 우리나라 주변 상공에 생기는 ‘정체전선’의 한 종류다. 정체전선이란 전혀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만나 세력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기상 상황을 말한다. 하지만 장마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정체전선이 드물기 때문에 장마전선이 정체전선의 대표격으로 통한다.

그러나 설 전에 찾아온 정체전선은 6월 장마보다는 5월 초 제주도에 찾아오는 ‘고사리장마’를 닮았다. 고사리장마는 겨울철 우리나라에 영향을 행사하던 대륙 고기압과 여름철을 대비해 몸을 키워온 따뜻한 태평양 고기압이 제주도에서 만나면서 생겨난다. 물러나는 대륙 고기압과 밀려오는 바다 고기압이 장마를 앞두고 벌이는 일종의 고별전인 셈이다. 고사리장마가 시작되면 정체전선이 머무는 동안 이슬비 같은 비가 내린다. 이 비를 맞고 고사리가 쑥쑥 자란다고 해서 제주 지방에서 고사리장마라고 부른다.

고사리장마를 닮은 이 정체전선 때문에 2월7일부터 12일까지 전국에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특히 남부 지방에는 고사리장마와 비슷한 이슬비가 계속 내렸다. 5월 초에나 볼 법한 정체전선이 2월 초 생긴 것은 대륙과 바다의 고기압들이 몸집을 너무 키웠기 때문이다. 북극진동으로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만주를 거쳐 동북지방으로 계속 유입되는 한편 남쪽에서는 태평양 중위도의 해수가 따뜻해져 생기는 엘니뇨 모도키로 인한 서태평양 고기압이 유입되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특히 정체전선은 온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더욱 잘 생기는 성질이 있다.

이렇게 형성된 정체전선은 한반도에 머물면서 계속 저기압을 만들어 남부 지방에 비를 뿌렸다. 또 이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동풍이 불었고 정체전선에 밀려 한반도 북부에 머물고 있던 찬 공기가 이 남동풍을 타고 남쪽으로 유입되면서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계속 눈이 내리게 된 것이다.

박정규 기상청 기후과학국장은 “태평양 중위도가 더워지는 엘니뇨 모도키 때문에 아열대 지방에서 생겨야 할 저기압들이 북상했다”며 “우리나라가 따뜻해져 있는 상황에서 북극진동으로 찬 공기는 계속 내려와 남부지방에는 비, 중부지방에는 눈이라는 특이한 기상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 2월에는 이처럼 차가운 대륙고기압과 뜨거운 서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인한 북고남저형의 기압 배치로 비가 자주 올 것이며 영동 지방에도 눈이나 비가 많겠다고 말했다.

권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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