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2호)
국제멸종위기종…피해 우려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 구간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2호·사진)가 발견됐다. 수리부엉이의 서식 사실은 지난해 11월 완료된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빠져 있어, 부실 평가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4대강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4대강 범대위)는 30일 “남한강 중류에 위치한 경기 여주군 홍천면 부처울습지에서 수리부엉이 두 마리를 발견했다”며 “주변에서 수십대의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모래톱을 파내는 등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9일 발견된 수리부엉이는 날개 길이가 최대 2m가 되는 맹금류로, 한반도에서 찾기 쉽지 않을뿐더러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 2급으로 분류된 희귀종이다. 수리부엉이가 남한강 중류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환경영향평가(한강)는 물론 학계에도 보고된 적이 없었다. 황민혁 4대강 범대위 활동가는 “수리부엉이 서식지는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며 “환경영향평가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사실상 4대강 사업을 ‘승인’한 환경영향평가는 수리부엉이말고도 단양쑥부쟁이(여주군 점동면 도리섬), 가창오리, 표범장지뱀 등의 서식 사실도 누락하고 있어 부실 논란을 일으켜왔다. 부처울습지는 수달과 삵, 큰고니, 흰꼬리수리 등 보호 가치가 높은 동식물이 사는 남한강 최대의 하천 습지다. 이곳은 4대강 사업이 끝나면 수변데크와 산책로가 설치되는 등 ‘습지공원화’ 될 예정이어서, 생태계 교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4대강 범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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