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안선 굴곡 변화
개발로 서해안 직선화 가속
습지·갯벌은 호안시설 대체
습지·갯벌은 호안시설 대체
지난 100년 동안 한반도의 해안선이 약 4분의 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해안은 3분의 1 넘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7일 ‘해안지역의 자연경관 특성 및 보전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1910년과 현재의 우리나라 1/50000 지형도를 비교했더니, 해안선 길이가 7569㎞에서 5620㎞로 1949㎞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100년 만에 해안선 길이가 약 26% 줄어든 것으로, 마구잡이 갯벌 매립과 방조제 축조, 도로 건설이 영향을 끼쳤다고 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해안선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서해안으로, 100년 동안 애초 해안선 길이의 39%에 이르는 1390㎞가 감소했다. 대신 서해안의 면적은 갯벌 매립 등으로 900㎢가 증가했다.
갯벌 매립 등에 따른 해안선 직선화로 서해안은 남해안보다 더 단순해져 ‘리아스식 해안’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1910년 서해안의 굴곡도는 9.70으로 8.54인 남해안보다 복잡했지만, 현재는 5.24로 7.89인 남해안보다 더 단순해졌다. 같은 기간 동해안의 굴곡도는 0.86에서 0.83으로 약간 줄었다.
굴곡도는 해안선 길이를 직선 길이로 나눈 뒤 1을 뺀 수치로, 클수록 해안선이 복잡하다는 뜻이다.
지난 100년 동안 해안경관에서 사라진 것은 습지와 석호, 간석지, 모래사장, 갯벌 등이었다. 이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주거지와 산업단지, 방조제 등 호안시설이 들어섰다. 연안습지로 유명한 순천만은 갯벌 면적이 100년 전에 견줘 3분의 1이 줄었고, 사라진 습지 대부분은 농경지로 바뀌었다.
환경과학원은 “동·서·남해안의 고유한 경관 특성이 사라지면서 획일화하고 있다”며 “개발사업 때 모래언덕(사구)과 갯벌 등 경관유형에 따라 대책을 달리 세워 이를 보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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