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연맹 대표단, 김문수 경기지사 만나
“팔당유기농지 훼손 해결 안되면 재논의”
“팔당유기농지 훼손 해결 안되면 재논의”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세계유기농연맹)이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는 팔당 유기농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9월 팔당 일대에서 열리는 세계유기농대회의 개최 여부를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오는 9월께 한국에서 토론회를 열어 ‘유기농업이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한국 정부와 경기도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유기농연맹은 전세계 110개국 750개 유기농 단체와 농민들이 소속된 국제 유기농운동 민간단체로, 3년에 한번씩 대륙을 순회하며 세계유기농대회를 열고 있다. 2011년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의 팔당 유기농지 일대에서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19일 환경농업단체연합회(환농연)와 경기도 공무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세계유기농연맹 앙드레 류 부회장과 옹 쿵 와이 이사 등 세계유기농연맹 대표단이 지난 16일 밤 9시께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2011 세계유기농대회’의 한국조직위원장인 김문수 지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조직위 부위원장인 이석우 남양주시장, 조현선 환농연 회장 등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앙드레 류 부회장은 “팔당 유기농지 훼손 문제는 세계유기농대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9월 전까지 팔당 유기농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9월23~25일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유기농연맹 이사회에서 세계유기농대회의 한국 개최 여부를 재논의할 방침”이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고 조 회장이 전했다.
류 부회장은 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했고, 현재 한국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지사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류 부회장은 9월 세계유기농연맹 이사회를 전후해 ‘유기농업이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열어 이를 반박하는 과학적 자료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고 조 회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김문수 지사는 “세계유기농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이른 시일 안에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 농성장을 방문해 팔당 농민들과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고 경기도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35개 생산자·소비자단체가 소속된 환농연의 박종서 정책팀장은 “이미 지난 4월 10여개 회원단체들이 ‘팔당 유기농지를 보존하지 않으면 세계유기농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현재 팔당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 공동체(퍼머컬처)를 만드는 대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정부나 경기도 쪽과 만나 대화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영훈 팔당공동대책위원장도 “올해 9월까지 일단 공사를 유예하고 새로운 안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은 “아직 환농연이나 팔당공대위의 구체적 안을 보지 못했지만 법률적 문제만 없다면 어떤 안이든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것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함께 노력해서 풀어나가자”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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