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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퍼올린 준설토 흙탕물이 본류로…수질검사는 ‘대충’

등록 2010-07-29 19:33수정 2010-07-29 21:48

낙동강 하굿둑 둔치에 있던 벚나무들을 하굿둑과 1공구 침사지 사이에 옮겨 심었으나 대부분 말라죽고 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공동대표는 “물기있는 흙과 함께 이식하지 않아서 죽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하굿둑 둔치에 있던 벚나무들을 하굿둑과 1공구 침사지 사이에 옮겨 심었으나 대부분 말라죽고 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공동대표는 “물기있는 흙과 함께 이식하지 않아서 죽고 있다”고 말했다.
비·돌풍에도 졸속진행…생태계 교란 불보듯
보존위해 이식한 벚나무 300여그루 고사 위기
부산시, 농경지 철거 최후통첩…불상사 우려
‘빗속 강행’ 낙동강 공사현장

28일 오후 4대강 사업 낙동강 공구 첫번째 구간인 낙동강 하류 을숙도 서쪽의 제2하굿둑.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때때로 돌풍이 부는 가운데서도 삽차 5대가 바닥의 흙을 파내고 있었다.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 동쪽에는 이미 10개의 배수문을 가진 낙동강 제1하굿둑이 건설돼 있다. 이에 더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홍수 조절을 이유로 2012년까지 모두 5개의 배수문을 구비한 제2하굿둑을 만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장마철이라도 폭우가 쏟아지지 않으면 공사는 강행한다”고 말했다. 안전을 위해 비가 오면 공사를 중단하는 건설업계의 불문율도 여기서는 예외였다.

부산시가 국토해양부의 의뢰를 받아 시행중인 낙동강 1공구에서도 준설선이 강바닥을 파고 있었다. 강에서 파낸 준설토는 지름 60㎝의 쇠 관을 따라 흙탕물을 가라앉히는 침사지로 쉴새없이 보내졌다. 강기슭에 임시로 마련된 침사지는 마치 석탄으로 뒤덮인 탄광처럼 시커멨다. 이 강물이 침사지 배수구를 통해 낙동강 본류에 합류될 때는 황톳빛을 띠었지만 낙동강 본류의 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탁해 보였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매일 침사지와 투기장, 배수관의 물을 떠서 수시로 수질검사를 한다”며 “낙동강 본류의 오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낙동강 본류에서 퍼올린 준설토가 침사지에 시커먼 흙탕물과 함께 1시간 넘게 쏟아지는 동안에도 수질검사를 하는 직원은 없었다. 준설 현장에서 자동으로 실시간 수질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 보였다.

둔치를 파헤치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나무의 보존도 부실했다. 낙동강 하굿둑의 벚나무 300여그루를 낙동강 하굿둑과 1공구 침사지 사이에 옮겨 심었지만 대부분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낙동강 제2하굿둑 부근의 일부 나무들은 버려질 위기에 놓였다. 한국수자원공사 쪽이 옮겨 심어야 할 나무에 번호를 적은 이름표를 달았는데 멀쩡한 나무들에도 이름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큰 나무 하나를 이식하는 데 100만원 이상 비용이 들어서 모두 이식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털어놓았다.

사상구 삼락둔치 농경지 보상도 부산시가 힘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지난달 초에 이어 “이달 말까지 농경지 시설을 스스로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며 2차 계고장을 보낸 것이다. 20여일째 삼락둔치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해근(65) 부산농민회 사상지회장은 “부산시가 지금까지 농민 대표들과 한번도 협상을 하지 않았다”며 “행정대집행에 들어오면 죽을 각오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공동대표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로 시작한 4대강 사업이 낙동강 하류에서도 속도에 집착한 나머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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