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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성미산 막무가내 공사 ‘사람 잡을뻔’

등록 2010-07-29 22:01수정 2019-09-05 16:34

29일 새벽 5시20분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에서 나무를 지키려는 주민들과 이를 자르려는 공사 관계자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 성미산주민대책위 제공 영상 갈무리
29일 새벽 5시20분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에서 나무를 지키려는 주민들과 이를 자르려는 공사 관계자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 성미산주민대책위 제공 영상 갈무리
학교법인 홍익학원, 초·중·고 건립추진 갈등 본격화
농성천막 옆 나무까지 잘라내 주민 부상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의 자연훼손을 막으려는 주민들과 이곳에 홍익초·중·고를 이전하려는 학교법인 홍익학원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29일 새벽에는 시공사와 하청업체 직원들이 나와 주민들의 농성천막 주변 나무를 전기톱으로 잘라내, 이를 막으려 주변에 서 있던 한 주민이 나무에 맞아 다치는 사고도 일어났다.

‘성미산 생태보전과 생태공원화를 위한 주민대책위’(성미산대책위)는 이날 성미산 공사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농성천막 위의 나무를 자른 것은 살인적인 행위”라며 “나무를 자른 시공사와 하청업체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서울시는 하루빨리 공사를 중단시키고 성미산 전체를 생태공원화하라”고 주장했다.

성미산 주민들의 반발은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성미산을 깎아 홍익대 안에 있는 홍익초·중·고를 이전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학교법인 홍익학원은 지난 5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이전사업에 대한 건축허가를 받았고, 이에 반발하는 성미산 주민들은 학교 이전 반대 문화제 등을 열며 본격적인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달 8일에는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공사를 위해 굴착기로 성미산 나무 10여그루를 뽑았고, 주민들은 이에 맞서 공사현장에 천막을 치고 24시간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후에도 건설업체 직원뿐 아니라 학교법인 홍익학원 직원들까지 나서서 톱이나 전기톱 등으로 나무를 베어냈다.

문치웅 성미산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도로점용 허가도 받지 않고 불법으로 공사를 강행했다”며 “학교가 들어서면 북한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축인 성미산의 20%(2만6000㎡)가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서울시의 용도변경 승인 과정과 6·2 지방선거 직전에 내려진 학교건축 승인 과정이 정당했는지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영란 강남서초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성미산은 인공적으로 꾸미지 않은 자연이 있는 그대로 잘 보존된 곳”이라며 “서울시내에 이런 ‘뒷산’이 남아 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 환경적인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과)는 “주변의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것은 대학의 의무”라며 “지역공동체의 상징으로 존재해온 산을 훼손하면, 그 자리에 들어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공사 쪽 관계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이 다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리겠다”며 “주민들과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원만히 협의해 일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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