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개 껍질 때문에 신라시대부터 공예품의 재료로 사용된 비단벌레(천연기념물 496호·멸종위기종 2급)가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1일 “지난해부터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조사한 결과, 내소사 지역에서 20마리 이상의 비단벌레 개체군이 살고 있는 게 발견됐다”며 “국내에서 확인된 서식지 중에서는 가장 북쪽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단벌레는 내장산 국립공원과 고창 선운산 등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변산반도에서처럼 집단 서식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단벌레과 곤충은 전 세계에 1만5천여종, 국내에는 87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비단벌레는 3~4㎝ 크기로, 화사한 날개껍질이 있어 ‘옥충’(玉蟲)이라고도 불린다. 한여름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 햇볕이 뜨거운 한낮에 벚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같은 오래된 활엽수림을 날아다니는데, 화려한 색깔과 무늬가 빛에 반사되면서 나타나는 시각적인 신호로 짝을 찾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비단벌레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지역의 접근을 차단하고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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