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낙동강 달성보 건설현장의 준설토로 농경지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는 대구 달성군 현풍면 자모리 농토에서 매립이 금지된 폐골재가 파묻혀 있는 것이 11일 확인됐다.
대구/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농지리모델링 공사에 불법매립…“환경 오염”
4대강 사업의 낙동강 달성보 건설 공사 구간에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공사장 인근 농경지 리모델링 현장과 작업도로 등에 사람 몸과 환경에 해로운 폐골재를 파묻었던 사실이 12일 확인됐다.
11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자모리 낙동강 옆 공사 현장에 가 보니, 빗물에 모래가 씻겨 내려가면서 폐골재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과 콘크리트·유리 조각에다 녹슨 대못까지 섞인 폐골재가 현장 어귀를 뒤덮고 있었다. 이곳은 32만㎡ 규모로 달성보 사업 구간에서 파낸 준설토를 실어날라 농경지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준설 작업이 한창인 인근 낙동강변에도 폐골재가 있었다.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지난 5월 공사 차량이 다니는 길이 100여m, 너비 10여m의 작업도로를 정비할 때 썼던 15t 화물차 15대 분량 폐골재의 일부라고 한다. 앞서 작업도로를 닦는 데 폐골재를 썼다가 문제가 되자 이를 긁어내 쌓아뒀던 것을 재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골재는 사람 몸에 해롭고 토양·물 등 환경을 오염시킬 수도 있어 용도가 제한돼 있다. 하지만 15t 화물차 한 대 분량에 수십만원씩 하는 일반 골재에 견줘, 값이 싸거나 공짜로도 가져다 쓸 수 있어 공사비를 아끼려고 불법으로 폐골재를 쓰는 공사 현장도 있다.
현대건설 현장 책임자는 “폐골재를 농경지 성토 작업에 쓴 게 아니라, 트럭 바퀴가 모래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작업도로를 다지는 데 일부 작업자들이 들여와 쓴 것”이라며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곧바로 불량 골재를 치웠고, 새로 드러난 폐골재도 걷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 발주처인 한국수자원공사 달성보건설단 하천담당자는 “폐골재가 쓰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곧바로 치우도록 조처했다”고 말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폐골재에는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건축폐기물이 포함돼 있어 재활용하는 것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며 “더구나 식수원인 낙동강의 현장에서 폐골재를 썼다는 건 상식으로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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