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상태’ 기록은 유지
산악인 오은선(44)씨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의혹과 관련해 대한산악연맹이 “오씨가 (13번째 등정한) 칸첸중가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려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홀리(86)가 “대한산악연맹의 결론은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963년부터 네팔에 머무르며 히말라야 등정 기록을 모아온 홀리는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홀리는 27일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대한산악연맹은 오은선씨가 그녀의 등반을 증명할 새 증거를 보여줄 수 있다면 언제든 모임을 열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해왔다”며 “산악연맹의 결론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홀리는 지난주 방영된 <에스비에스>(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오씨의 주장을 판단하는 것은 나의 일이 아닌 한국에서 할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홀리는 “지난해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다고 확실하게 믿는 오씨에게는 유감스럽지만, 그녀는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다는 셰르파 다와 옹추의 말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기에 그렇게 믿고 있다”며 “나는 이미 만났던 오씨와 셰르파를 다시 만날 계획은 없지만, 아직 만나지 않은 그녀의 다른 셰르파도 만나길 원하며, 오씨와 비슷한 기간에 칸첸중가에 올랐던 김재수씨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홀리는 히말라야 등반을 기록하는 데이터베이스에 오씨의 칸첸중가 등정에 대해 ‘논란인 상태’(disputed)라는 기록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논쟁의 어느 한쪽만을 지지하지 않고 단지 양쪽이 말하는 모든 걸 기록할 뿐”이라며 “아직 논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오씨의 완등 주장 역시 계속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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