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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전통음식 지키지 않으면 역사 잃어”

등록 2010-09-09 18:31수정 2010-10-27 11:07

남양주 슬로푸드 대회 찾은 창시자 카를로 페트리니
“지금 한국의 전통음식을 지키지 않으면 한국인의 뿌리와 역사, 정체성, 기억을 잃을 수 있습니다. 결국엔 한국 자신을 파괴하게 될 겁니다.”

슬로푸드문화원과 한살림, 남양주시 등이 손잡고 10일과 11일 이틀간 마련한 ‘2010 남양주시 슬로푸드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카를로 페트리니(61·사진) 국제슬로푸드협회 회장이 거듭 강조한 말이다.

이탈리아 출신인 그는 6·8혁명 세대로 음식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 1980년대 초 맥도날드의 로마 입성에 반대해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했다. 슬로푸드 운동은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그 지역의 식재료를 공정한 방식으로 거래해 소박한 방식으로 먹자’는 것이다. 즉, 제3세계의 저가 노동력으로 대량생산한 식재료를 쓰는 패스트푸드 음식에 반대한다. 한국에 유난히 많은 맥도날드, 버거킹 등의 패스트푸드점과 관련해 그는 “한식의 전통음식은 야채 중심의 건강식단”이라며 “젊은이들이 하루빨리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도 한식을 맛본 적이 있지만, 특히 이번 한국 방문에서 맛본 한식은 감동적인 수준”이었다는 그는 “특히 장독대에서 발효된 각종 장류는 세계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전세계 163나라에 지부를 둔 국제슬로푸드 운동에 대해 그는 “미국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30개 나라가 참여하는 등 성장·발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당장 햄버거 한 조각이 아쉬운 기아의 아프리카에서도 슬로푸드 운동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선 “한국도 50년 전엔 아주 가난한 나라였다. 하지만 당시 음식문화는 훌륭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지금 당장 값싸다고 중국산을 사 먹게 되면 한국 농업은 다 망하고 그제야 중국산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슬로푸드는 단지 음식에 한정된 운동이 아니라 정치와 문화”라고 그는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도 중요하지만 농촌과 농산물의 절망적인 현실부터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번 남양주 슬로푸드 대회는 우리가 치르고 있는 전쟁의 디딤돌이 될 것이며,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만약 우리가 진다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며 심각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글 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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