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모든 행정부처에 공문을 보내 소속 공무원들에게 ‘4대강 살리기’ 사업 홍보 동영상 교육을 실시하라고 요청하면서, 나중에 교육실적을 점검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9일 <한겨레>가 입수한 총리실의 ‘4대강 홍보 동영상 활용교육 협조요청(업무연락)’ 문서를 보면, 총리실은 “‘4대강 홍보 동영상’을 배부하니 직원교육에 활용하라”며 “추후 교육결과를 별도로 점검할 예정이니 적극 협조해달라”고 각 행정부처에 요청했다. 이 문서는 지난달 27일 전자우편으로 발송됐다.
교육대상은 (행정부처) 본부 및 소속기관, 외청, 산하기관 직원으로 돼 있고, 교육기간은 “9월17일까지 완료(추석 이전)”라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최근 찬성 의견이 30% 안팎에 그치고 있는 4대강 관련 민심을 추석을 앞두고 공무원들을 동원해 뒤집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서는 특히 “(부처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부처별로 관련 협회 등에도 적극 배부해 협조 요청을 하되 자율적 교육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지난달 말 ‘물, 강 그리고 생명 이야기’라는 제목의 7분짜리 동영상을 중앙 행정부처 내부통신망에 올려놓았다. 추진본부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쪽에서 만든 영상인데, 아직 완성되지도 않았으나 일단 공개했다”고 말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아무리 4대강 사업이 국책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직무관련성이 없는 공무원에게까지 4대강 사업을 학습시키는 것은 그만큼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자신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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