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례산단’ 면적 늘리려 마을쪽으로 옮겨 공사
합의했던 상장안마을 “6개라더니 8개…사기”
합의했던 상장안마을 “6개라더니 8개…사기”
부산상공회의소 회원사 65곳으로 꾸려진 부산상공산업단지개발이 대규모 공단을 개발하면서 터 분양 면적을 늘리려고 공단 안 송전탑을 근처 마을 쪽으로 옮겨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상공개발은 16일 “2013년 12월까지 부산 기장군 장안읍 일대 156만㎡에 명례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단지 안 동쪽에 위치한 송전선로 3개 가운데 1개를 지중화하고, 나머지 2개를 단지 안 서쪽으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송전선로 2개가 단지 안 서쪽으로 약 800m 옮겨지면 10개가 훨씬 넘는 송전탑이 상장안마을과 하장안마을 근처를 지나게 된다.
상공개발 쪽은 마을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자 지난 4월 상장안마을 주민 대표 9명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시공사는 마을발전기금을 내고 마을 주민들은 공사에 협조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최근 대책위원회를 꾸려 송전탑 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시공사가 설명회 때 제시한 내용과 최근 모습을 드러낸 30m 높이의 송전탑 개수와 위치 등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가 당시 설명회 자료와 실제 상장안마을 앞 송전탑 위치 및 크기 등을 비교했더니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명회 때 제시된 송전탑 가상사진에서는 상장안마을 근처를 지나는 송전탑 개수가 6개였으나 실제 8개가 세워지고 있다.
안성원(52) 상장안마을 이장은 “시공사의 설명을 믿고 마을 대표들이 합의서에 서명했으나 송전탑 개수가 다르고 일부 송전탑은 더 마을 쪽으로 당겨졌다”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속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일근(55) 송전탑대책위원장은 “송전선로 3개 모두를 지중화하면 될 텐데 분양 수익을 더 내려고 마을 쪽으로 2개의 송전선로를 옮기려고 한다”며 “상공개발과 시공사를 사기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장안마을 주민들은 “송전탑 7개가 마을 쪽에 설치되면 경관이 망가지고 전자파 위험에 처한다”며 부산지법에 송전탑 설치금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달 20일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경계로부터 반지름 250m 안에 송전탑을 설치하지 말라”고 조정했다.
상공개발 쪽은 “송전선로 3개 모두를 지중화하면 이설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전탑 시공사인 ㄷ사 관계자는 “설명회 때 제시한 자료는 상공개발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라며 “주민들이 돈을 더 타 내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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