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큰돌고래들이 공연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고래 터치 체험, 고래와 수영하기 등 교감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지만, 야생 포획과 동물 복지 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울산 등 지자체 과열양상
공연장 계획 잇따라 발표
공연장 계획 잇따라 발표
돌고래 쇼에 나오는 돌고래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대부분 일본 앞바다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일본이 전시·공연용 돌고래의 최대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와카야마현의 다이지(太地)는 야생에서 큰돌고래를 잡아 순치장에서 야생성을 제어하고, 이에 성공한 돌고래를 전세계 수족관에 수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고래 보호단체인 ‘고래와 돌고래 보존협회’(WDCS)의 자료를 보면, 일본에서 연간 2000마리의 돌고래가 포획되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수족관용으로 공급된다. 솔로몬 제도와 카리브해 일부 국가도 수출국 중 하나다.
이번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보면, 한국도 일본에 이어 전시·공연용 포획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번 고시는 소형 고래의 교육·전시용 포획만 허가한 기존 고래 포획 금지 고시를 대폭 완화해 대형 고래를 포함한 모든 고래의 공연용 목적까지 포획을 허가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과열 양상이다. 울산 남구는 600억원을 들여 돌고래 공연장과 터치 체험장, 순치장 등을 지을 계획이고, 울산 동구는 대왕암공원 앞바다 7만㎡의 자연 바다에 터치 체험장을 갖춘 ‘돌고래 바다목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도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과 순치장을 계획 중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돌고래 한 마리당 1억원을 들여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한국 근해에 돌고래가 많은 만큼 직접 잡아서 공급하는 게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돌고래 쇼가 선보이는 곳은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과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제주 퍼시픽랜드 등 3곳이다. 모두 돌고래 19마리가 공연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고래 교감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바다의 만에 울타리를 친 자연형 사육장이나 인공 풀장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고래를 만져보거나 고래와 함께 수영한다. 울산 지자체들의 계획도 직접 돌고래를 잡아 순치장에서 길들인 뒤 교감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제주 서귀포의 한 업체는 다음달 초 ‘고래 테라피’를 표방하며 문을 열 예정이다.
일부에선 고래 교감을 ‘대안 관광’이라고 부르지만, 논란은 진행형이다. 사람은 고래 한두 마리를 만나지만, 고래는 하루 수백명을 만나야 한다. 고래들이 일종의 ‘감정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게 외국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20일 동안 1076㎞를 다니는 것으로 연구된 큰돌고래가 한정된 공간에서 갇혀 있는 것도 문제다. 환경단체는 전통적인 돌고래 쇼든 비교적 넓은 환경에서 이뤄지는 고래 교감이든 모두 ‘동물 감금’(captive animal) 문제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의 시월드 워터파크에서 범고래 ‘틸리컴’에 의해 조련사가 사망하는 등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돌고래 전시·공연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발빠른 조처를 한 곳은 영국이다. 1972년 당시 36곳에 이르던 돌고래 공연장은 시민단체의 반대운동과 정부 규제 강화로 1993년 자취를 감췄다. 2005년 칠레는 전시·공연 목적의 돌고래 포획과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에선 전시용 돌고래 포획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반대 여론 때문에 이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글·사진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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