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지났지만…태안·서해섬 기름때 여전
이승화 연구원 조사 발표
“일부선 두꺼운 기름층도”
“일부선 두꺼운 기름층도”
2007년 12월7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상에서 삼성중공업의 해상크레인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부딪쳐 1만2547㎘의 기름이 쏟아졌다. 기름은 한 달만인 이듬해 1월6일 제주도 조천읍 해안까지 떠내려갔다.
당시 자원봉사자 130만명이 기름을 제거하고 시간도 3년이 흘렀지만, 아직 태안군 해안가에선 최대 1㎝의 두꺼운 기름층이 발견되고 전남 신안군의 기름때도 씻겨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화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은 8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개최하는 ‘서해안 원유유출 사고 3주년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태안 해안 및 충남·전라 도서지역 유징 분포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이 7일 공개한 발표문을 보면, 생태지평연구소과 한국해양연구원이 2009년부터 지난 10월까지 태안군 해안가와 충남·전북·전남의 25개 섬을 조사한 결과, 태안군은 이원면 만대리 등 일부 북쪽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름이 발견됐다.(사진) 천연기념물 413호인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를 비롯해 이원·소원·근흥·남면, 안면읍 해안가와 서산시 가로림만에서도 ‘간헐적’(조사 면적의 1~10%가 기름이 낀 상태)으로 기름이 분포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학암포 해수욕장~파도리 해수욕장에 잔존 유류가 많이 분포했다”며 “신선한 기름이나 걸쭉한 기름이 두껍게 쌓인 커버(cover)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기름층의 두께가 0.1~1㎝일 경우 커버, 0.1㎝ 이하로 손톱으로 벗겨지면 ‘코팅’, 손톱으로 벗겨지지 않고 형태만 남아 있으면 ‘흔적’이라고 부른다.
태안군 가의도, 보령시 호도 등 섬 지역에서도 해안가보다 많지 않았지만 커버와 흔적 등이 발견됐다. 모래밭을 파면 모래와 기름이 뭉친 수십㎝의 덩어리도 호도 해수욕장 등에서 쉽게 관찰됐다. 신안군 어의도와 노대도에서도 커버, 코팅, 흔적이 분포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생태지평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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