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반대교수모임이 주최한 ‘4대강 둠 투어’(333답사)에 참여한 이들이 강변을 걷고 있다. 운하반대교수모임 제공
운하반대교수모임 ‘333답사’ 인기…4700여명 다녀가
4대강을 여행하는 ‘둠 투어’(Doom tour)가 인기를 끌고 있다.
둠 투어는 조만간 사라질 위험에 처한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 방식이다. 주로 남극과 북극, 남태평양의 산호섬 등 기후변화의 피해지를 찾아가는 여행을 일컫지만, 최근엔 국내에서도 대상지역이 등장했다. 올해 말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 4대강의 상당 구간이 자연의 모습을 잃기 때문이다.
4대강 둠 투어는 운하반대교수모임의 ‘333답사’가 이끌고 있다. 버스 333대에 33명을 태우고 4대강에 찾아가자는 이 운동은 1만명 참여를 목표로 지난해 9월 첫 버스가 출발했다. 교수모임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의 찬반 여부를 떠나 강의 아름다움과 자정능력을 배우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해 강의 원형이 살아 있는 곳으로 꼽히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경북 예천)에 들러 모래밭을 걷는다. 오가는 길에는 준설작업으로 파헤쳐진 남한강 바위늪구비 습지(경기 여주)와 경천대(경북 상주)도 들른다. 지금까지 모두 4700여명이 333답사에 참가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추위와 구제역 때문에 잠깐 쉬었지만 오는 29일부터 매주 주말 참가자를 모집한다. 29일에는 신경림 시인과 식물생태학자인 오충현 동국대 교수가 동행한다. 참가 신청은 ‘4대강 답사 카페’(cafe.daum.net/go4rivers)에서 할 수 있다.
지난해 진보신당이 주도한 ‘흐르는 강물처럼’도 결실을 맺고 있다. 이 여행은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진가, 만화가, 문학인은 각각 사진기와 붓, 펜을 들고, 일반인들은 사진기를 갖고 참여한 이 행사는 모두 6차례 열려 24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를 주도한 사진가 이상엽씨는 “참가자들의 사진으로 공공아카이브를 만들어 비상업적 용도로 개방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관련 전시회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