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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폭설·밀렵 반복 60년대 이후 개체수 ‘뚝’

등록 2011-03-08 20:58

자연재해에 취약한 산양
과거엔 약재로 많이 포획
새끼 많이 못배 멸종 가속
“1965년 2월 설악산·대관령·오대산·태백산 계곡에 1~1.5m의 폭설이 내렸을 때에도 그곳의 농민들이 지게 작대기로 때려잡은 것이 무려 3000마리가 된다고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산양은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동물의 하나다. 국가적으로 적극 보호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원병휘 <한국동식물도감-포유류편> 1967년)

산양은 과거 강원도 산간과 백두대간에서 흔한 동물이었다. 설악산 근처에서 평생을 산 서종만(69)씨는 “장날에는 산양 두어 마리를 밧줄에 묶고 파는 장사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산양은 주로 약재로 이용됐다. 뼈는 관절염에 좋고, 고기는 보신용으로 즐겨 먹었다고 한다. 당시에도 산양은 자연재해에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씨는 “1967년에도 폭설이 내렸는데, 그때 주민들이 눈에 갇힌 산양을 마구 잡았다”며 “1960년대 몇 번의 폭설을 거친 뒤 산양이 눈에 띄게 줄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주기적인 폭설이 산양의 멸종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이배근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과장은 “산양이 겨울에 굶주리고 폐사하는 것은 자연현상의 일부”라며 “최근 산양이 대량 폐사하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에게 자연재해는 멸종을 부추기는 촉매제가 된다. 개체 수가 많을 때 자연재해는 서식지의 밀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지만, 개체 수가 적을 때는 이런 조절 기능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산양은 1960년대 폭설과 밀렵으로 귀해져, 1968년 11월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됐다.

새끼를 많이 낳지 못하는 산양의 특성도 복원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산양은 2년에 한 차례 번식하고, 한 번에 보통 한 마리를 낳는다. 새끼를 많이 배지 않는 멸종위기종일수록 자연적인 수준의 회복도 더디다. 눈에 띄게 사라졌다가 최근 부쩍 늘어난 고라니가 한 번에 대여섯 마리를 낳는 것과 비교된다.

한반도 산양과 유전적으로 같은 종은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동북부에 산다. 이곳의 산양도 개체 수가 급감해 인위적인 보전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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