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사용후핵연료 포화상태 눈앞인데…

등록 2011-03-28 08:25

‘일본대지진, 핵사고 피해지원과 핵발전 정책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을 계기로 정부의 핵발전소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공동선언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일본대지진, 핵사고 피해지원과 핵발전 정책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을 계기로 정부의 핵발전소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공동선언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04년부터 추진한 공론화
MB정부가 돌연 제동 걸어
“원전부흥 걸림돌 판단한듯”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라는 공기업이 있다.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을 관리·운영하기 위한 기구로, 2009년 1월1일 출범했다. 그해 4월 열린 이사회에는 ‘공론화 피에이(PA·퍼블릭 억셉턴스)팀’ 신설 안건이 상정됐다. 고준위 방폐물인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사업의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4개월 뒤, 이번에는 이사회 안건에 ‘공론화 피에이팀’ 폐지안이 올라갔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관리공단의 김청락 방폐물정책실장은 “공론화 논의 이전에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자는 정부의 방침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재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원전정책관은 “사용후핵연료 문제가 전문적 분야이고 민감해서 그대로 공론에 부치기보다 면밀한 검토를 거쳐 관리 대안을 마련한 뒤 논의를 하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2009년 7월 정부가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을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장으로 내정까지 했던 터에 갑자기 ‘후퇴 호각’이 울린 이유에 대해서는, 문 정책관도 ‘당시 담당이 아니어서’라는 말로 답변을 피했다.

이 사안의 발단은 2004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53차 원자력위원회는 국민적 공감대 아래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결했다. 2007년 4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태스크포스가 구성됐고, 1년 만에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를 위한 권고보고서’가 나왔다. 2009년 3월 원자력위원회는 상반기에 공론화를 추진하고, 늦어도 2010년 상반기까지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방향을 세워 연내에 중간저장 부지를 선정한 뒤 2016년까지 저장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의결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2009년 7월 돌연 공론화 추진 일정을 변경하고, 2009년 12월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안 수립 및 로드맵 개발’을 한국원자력학회에 맡겼다.

이처럼 공론화가 늦춰지면서 사용후핵연료 포화 위기는 더욱 가까워졌다. 2009년 말 현재 사용후핵연료 포화율은 81.2%에 이르렀다. 2016년 고리·영광 원전을 시작으로 2018년이면 모든 원전의 저장시설이 꽉 찬다. 한국수력원자력 쪽은 연료봉을 더 조밀하게 저장하고 비어 있는 원전으로 사용후핵연료를 옮기면 3~4년은 더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로드맵 개발’ 연구용역을 맡은 이은철 서울대 교수(원자력공학)는 “신고리원전 부지로 일부 이송하는 등 편법을 쓰자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원전 추가건설과 수출 등 원자력 부흥정책을 펼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판단하는 한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통해 재처리 가능성을 열어놓으려고 공론화를 미루는 것 같다”며 “여러 정권이 15년 이상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음에도 현 정부가 책임을 회피해 문제가 일시에 증폭할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