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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지하수맥 조사않고 고엽제 오염 밝힌다니…

등록 2011-05-29 20:18수정 2011-05-30 00:41

한·미 공동조사 실효성 의문
조사단, 지하수 시료만 4곳 채취
고엽제 매립 상관관계 증명못해
다이옥신 등 이동경로 파악 필요
“미군은 매립정황 공개해야”
지난 27일 한국과 미국 공동조사단이 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미군기지 캠프 캐럴 주변에서 지하수 시료를 채취했으나, 지하수맥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져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쪽 조사단은 당시 캠프 캐럴에서 지하수가 흘러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지 주변 지하수 관정 4곳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그러나 캠프 캐럴의 지하수맥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지하수 오염과 고엽제 매립의 상관관계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녹색연합 자문위원 한광용 박사(독일 다름슈타트공대 환경분석 전공)는 “지하수가 기지 안의 매립지를 통과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설사 다이옥신이 검출되더라도 고엽제 매립 여부의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채취한 시료가 분석 대상 목적의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엽제를 비롯한 화학물질의 이동경로를 먼저 파악한 뒤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 미군기지의 다이옥신 오염 사례를 보면, 다이옥신 오염은 저장, 이동, 적재 과정에서 물이나 빗물을 타고 하수관로를 통해 확산됐다.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 등이 저장됐던 베트남 다낭 공군기지에서 2006년 다이옥신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고엽제 배합장소와 고엽제를 항공기에 싣는 지역의 하수관로를 따라 0.5~5.5ppb(일반적인 토양오염 기준치는 1ppb) 수준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이 하수관로와 연결된 센호수의 침전물에선 6.27ppb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산업위생실장은 “다이옥신은 물에 잘 녹지 않고, 물에 오염될 경우 침전물 등에 달라붙기 때문에 지하수보다 침전물 검사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다이옥신의 이동경로, 특히 다이옥신이 오래 남아 있는 토양의 이동경로를 따라 주변지역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오염도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사를 위해 김 실장은 “화학물질의 매립 깊이, 매립 당시의 기상조건, 매립 이전의 저장 장소와 상태 등 관련 정보를 미군 당국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색연합 정인철 평화행동국장은 “지하수맥 위치나 화학물질의 이동경로 등을 고려해 시간을 충분히 갖고 정확히 조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미 간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끼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역학조사와 발굴에 따른 2차 오염 방지 방안 등도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시간이 부족해 지하수맥을 조사하지 않고 전문가들이 지형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시료 채취 장소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하천수 퇴적토와 기지와 연결돼 있는 낙동강 주변까지 포괄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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