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맷 호이(33)
“미래의 평화 위해 싸워야”
“제주도를 지키는 것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위해 싸우는 것과 같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내기 위해 국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온 미국인 맷 호이(33·사진)는 최근 강정마을로 가는 길에 한겨레신문사를 찾아 ‘강정마을 해외언론 대변인’을 자임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그는 현재 비영리 평화단체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군사 기술의 확산’에 관한 연구를 하며 강정 해군기지 저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외국인으로서 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지난 5월께 한국 평화 활동가 정욱식, 최성희씨의 지원 요청을 받았다. 활동가들이 불도저를 온몸으로 막아내려 했다는 얘기를 듣고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내 주위의 어느 누구도, 심지어 한국 전문가들조차 이 문제를 잘 알지 못했다. 세계 유수 언론들은 전혀 보도를 하지 않았다. 숨겨진 진실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 앞장서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강정마을에 대한 소식을 되도록 많은 언론에 알리기 위해 하루에도 전자우편을 몇 십 통씩 보내고 있다. ‘생명평화 강정마을’ 캠페인 누리집 (savejejuisland.org)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국제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보도 건수도 급증했다. 특히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난 8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담은 ‘무기에 대항하여 (A Call Against the Arms)’ 라는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나는 시위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강정마을이 국제적 이슈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세계 언론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는 게 내 임무다. 강정마을에 관한 새 소식이 있을 때마다 내 휴대폰에 알림 문자가 온다. 잘못된 정보라면 하나하나 대응해 바로잡는다. 국제 비정부기구 등 125여개 단체가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이유는?
“평화의 섬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짓는 것은 전쟁과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 미-중 무력 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상업적 이익이나 관광객 유치를 들먹이며 덮으려 해도 진실은 감출 수 없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한국인들 못지않게 헌신적인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 깊은 우울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 일은 뱃속에서 불이 타오르게 하듯 내 영혼을 깨웠고, 이 일에 전념하면서 고통을 잊고 내가 살아 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는 마치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아이와 같다. 환경을, 평화를,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다면 이 아이를 위해 싸워야 한다. 지금 싸우지 않는다면 언제,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 글 김민지 <한겨레> 영문판 인턴기자 minjitaism@gmail.com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국인들 못지않게 헌신적인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 깊은 우울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 일은 뱃속에서 불이 타오르게 하듯 내 영혼을 깨웠고, 이 일에 전념하면서 고통을 잊고 내가 살아 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는 마치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아이와 같다. 환경을, 평화를,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다면 이 아이를 위해 싸워야 한다. 지금 싸우지 않는다면 언제,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 글 김민지 <한겨레> 영문판 인턴기자 minjitaism@gmail.com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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