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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수족관 돌고래, 야생에서 살 수 있을까

등록 2011-12-06 20:56

미국 ‘미샤’ 적응훈련 뒤 고향으로
포획 뒤 2년 미만, 야생방사 가능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비운의 돌고래’다.

학계에 국내 서식 사실이 보고된 것은 최근이지만, 이보다 20년 전인 1990년부터 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려 잡힘)된 개체가 불법으로 제주 퍼시픽랜드와 과천 서울대공원 등 수족관으로 공급됐다. 이런 일은 해양경찰청이 지난 7월 제주도의 한 수족관 대표인 허아무개(52)씨를 붙잡으면서 알려졌다. 이렇게 해안가에서 불법으로 잡혀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고 있는 돌고래는 12마리다.

법적으로 보면 서울대공원 등에 있는 돌고래는 야생으로 방사해야 한다. 수산업법은 혼획된 돌고래를 바로 풀어주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방큰돌고래 불법 혼획 사건을 수사중인 해양경찰청도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방사하는 게 맞지만 비현실적이어서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럼 수족관 돌고래의 야생방사는 정말 불가능한 걸까? 그렇지 않다.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1988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앞바다에서 연구용으로 포획됐다가 2년 뒤 야생방사에 성공한 큰돌고래 ‘미샤’와 ‘에코’가 대표적이다. 새러소타시의 모트 해양연구소 랜들 웰스 박사 등이 쓴 ‘큰돌고래 두 마리의 실험 야생방사’ 논문을 보면, 큰돌고래들이 야생적응 훈련만 충실히 수행하면 야생 돌고래 무리에 섞여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샤와 에코는 야생방사 9달 전부터 △살아있는 생선 잡아먹기 △인간과 접촉 차단 등의 적응훈련을 받았다. 한 달 전에는 자신들의 고향 바닷가에 가로 9.8m 세로 11.3m 깊이 2m의 임시 울타리를 친 공간으로 이송돼 자연환경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받았다. 이 기간 두 돌고래는 지방층이 얇아지는 등 다이어트에 성공했고 사냥능력이 향상되면서 울타리 바깥에 대한 호기심도 늘어났다.

드디어 야생방사가 이뤄진 날, 안타깝게도 두 돌고래는 얼마 못 가 해안가에 좌초했다. 길 찾기가 서툴렀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다시 구조해 풀어주자, 돌고래들은 이내 활발하게 헤엄쳤다. 야생방사 보름 뒤에는 다른 돌고래 무리에 합류해 함께 놀고 있는 게 발견됐다. 고향에 돌아간 것이다.

김현우 고래연구소 연구원은 “포획된 지 2년이 안 된 개체는 야생적응 훈련을 거치면 야생 무리에 되돌리는 것도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2009~10년에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혼획돼 수족관에 아직 살아있는, 포획 뒤 2년 미만의 개체는 모두 7마리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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