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서천 국립생태원 공사터
연못 복원하자 20마리 월동
연못 복원하자 20마리 월동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공사장 주변 연못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사진) 20여 마리가 찾아와 월동하고 있다. 환경부는 4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공사 터에 복원한 용화실 방죽에 큰고니 20여 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다”고 밝혔다.
약 100년 전에 만들어진 2만5000㎡ 크기의 인공연못인 용화실 방죽은 그동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갈수기인 겨울에는 퇴적물이 쌓였고 미국가막사리를 비롯한 외래종과 족제비싸리, 갈대줄 등만 피는 등 식생도 단순했다. 그런데 이곳이 국립생태원 터로 확정되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건립추진기획단은 이곳에 버드나무와 개키버들 등 자생종을 심고 물가 주변을 완만하게 바꿨다. 수심도 깊은 곳과 얕은 곳으로 나눠 여러 종류의 새가 와서 쉴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작업의 결실은 지난해 봄 처음 나타났다.
추진기획단 관계자는 “지난해 봄에는 원앙 한 쌍이 찾아왔고 이번 겨울에는 큰고니 20여 마리가 한꺼번에 찾아와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백조’로 불리는 큰고니는 날개를 펴면 2m에 이르는 대형 조류로 우리나라에는 매년 500마리 정도가 찾는다.
국립생태원 공사는 올해 말에 끝난다. 추진기획단 쪽은 큰고니가 편히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공사 소음도 줄이는 등 특별 보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기획단 관계자는 “환경을 배려한 개발과 생물 서식지 보존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은 생태 연구단지와 극지·사막·열대 등 전 세계 기후대를 체험할 수 있는 생태체험관, 한반도 생태를 재현한 교육·전시시설을 갖춰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연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국립생태원 건립추진기획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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