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앞으로 한두차례 더”
한반도에 55년 만의 2월 강추위를 몰아오고, 유럽에서 한파로 6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기상이변은 북극권의 온난화가 원인으로, 한파와 폭설은 2월 중하순에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12일 “1월말~2월초 한파·폭설의 원인은 북극해가 더워지면서 대륙권의 한랭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북극해 온난화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렌츠해 해빙(바다얼음)이 평년과 달리 여전히 많이 줄어들어 있어 앞으로 한두차례 한파와 폭설이 더 몰아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의 한 연구기관은 최근 스칸디나비아반도 근방의 바렌츠해 해빙이 줄어든 것이 북극해의 온난화를 초래하고 이 영향으로 시베리아대륙의 한랭화가 진행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는 바렌츠해의 해빙이 감소하는 해에는 저기압의 경로가 통상적인 시베리아 연안지역보다 북극 쪽으로 치우쳐 이로 인해 형성된 기압 배치의 변화가 북극해의 온난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극해가 따뜻해지면 남북의 기압차가 작아져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시베리아대륙의 차가운 공기가 중·저위도 지역으로 남하하기가 쉬워진다. 곧 북극진동(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약해져 음의 값으로 바뀌면서 한파가 닥친다는 것이다.
북극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백민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극진동은 한파·폭설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며 “상층권에서 북극진동이 음의 값으로 돌아서면 한달 이상 가기 때문에 현재의 기상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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