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돌고래쇼’ 위한 포획은 된다?

등록 2012-02-28 21:39수정 2012-02-28 22:29

돌고래
돌고래
정부, 예외조항 살려 공연업체에 첫 허가 검토
환경단체 “정부가 보호정책 무너뜨리나” 반발
정부가 처음으로 돌고래쇼를 위한 야생 돌고래 포획 허가를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1987년 상업포경금지협약에 따라 대형 고래는 물론 소형 고래인 돌고래의 포획도 금지해왔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돌고래 공연업체 퍼시픽랜드는 이달 초 농림수산식품부에 동해에 사는 낫돌고래(사진) 20마리에 대한 포획 허가 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낫돌고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관심 필요종’으로 등록돼 있고, 멸종위기종에 관한 국제거래협약(CITES)의 부속서Ⅱ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퍼시픽랜드 관계자는 28일 “일본에서 1억원을 들여 돌고래를 사오는 것보다 국내에서 잡는 게 더 경제적”이라며 “제주도에 사는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포획이 안 된다고 하니, 낫돌고래 포획 허가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수산업법에 따른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를 보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허가에 따라 전시·공연 목적으로 돌고래를 잡을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지만, 그동안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아 이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돼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정부가 이 고시를 개정해 구체적인 포획 허가 절차를 마련했고, 정책 방향도 포획 허가 쪽으로 선회했다.

낫돌고래는 2010~2011년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고래연구소가 벌인 조사에서 약 3000마리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에선 참돌고래 다음으로 많은 종으로, 일정한 회유경로 없이 동해를 주 무대로 한반도와 일본 연안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고래연구소는 추정한다. 박겸준 고래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해양포유류보호법의 분석틀에 따라 계산해보니, 자연적인 좌초나 인위적인 포획과 혼획(그물에 걸림)으로 연간 14마리 이하가 죽어야 개체군이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번에 돌고래 포획을 허가하면 다른 업체도 너도나도 돌고래 잡기에 나설 것이라며 물꼬를 터줘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의 황현진 대표는 “퍼시픽랜드는 제주도에 사는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를 불법 혼획해 돌고래쇼를 벌인 곳”이라며 “이번에 포획을 승인하면 돌고래 보호정책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선 돌고래 생포기술이 실용화된 적이 없어, 포획 과정에서 고래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낫돌고래는 유영속도가 빨라 다치지 않게 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농림수산식품부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돌고래 공연을 하려면 공익성이 있어야 한다”며 “일단 퍼시픽랜드 쪽에 포획 허가 답변을 미뤘고, 좀더 심층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고래연구소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김재철 사장 쉬는날에만 호텔결제 98번, 왜?
이건희 회장 형 이맹희, ‘삼성 킬러’와 손잡았다
자궁경부암 백신, 필요한 소녀 못맞고…불필요한 아줌마 맞고…
워싱턴포스트의 반성문 “유혹을 이기지 못해…”
삼성·하이닉스와의 ‘치킨게임‘에…일본 엘피다 침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