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약에 노출된 꿀벌이 길을 잃지 않고 벌통에 돌아오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프랑스 연구진이 초소형 발신기를 부착한 꿀벌. 사진=악셀 드쿠티에 등, <사이언스>.
<사이언스> 현장연구 두 편 실려…침투성 살충제 미량 노출돼도 치명적 영향
옥수수 등 저농약 살충제로 세계에 널리 쓰여, 미 환경보호청 등 규제 검토 나서
옥수수 등 저농약 살충제로 세계에 널리 쓰여, 미 환경보호청 등 규제 검토 나서
널리 쓰이고 있는 살충제가 벌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두 건의 현장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량의 농약에 노출된 뒝벌은 여왕벌 증식이 현저히 떨어졌고 꿀벌은 종종 길을 잃었다. 그러나 이 연구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꿀벌의 ‘군집 붕괴 현상’이 살충제 때문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두 실험에 사용된 것은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침투성 살충제로 작물의 씨앗이나 토양에 뿌린 농약성분이 식물체에 흡수돼 이를 먹은 진딧물 등을 죽인다. 그러나 농약 성분은 꿀과 꽃가루에도 포함돼 꿀벌 등 꽃 가루받이 동물도 피해를 입을 우려가 제기돼 왔다. 1990년대 도입된 이 농약은 저공해 살충제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국에선 옥수수의 거의 대부분에 살포되고 있다.
데이비드 굴슨 영국 스털링 대학 생물학자 등은 29일치 <사이언스> 온라인 판에 실린 논문에서 뒝벌에게 극미량의 네오니코티노이드 계 살충제가 들어간 꽃가루를 2주일 동안 먹인 뒤 6주 동안 방사해 벌통의 무게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농약에 노출된 벌통은 그렇지 않은 벌통보다 훨씬 가벼웠다. 일벌이 꿀을 덜 가져와 일벌이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극적인 차이는 여왕벌의 수였다. 농약에 노출되지 않은 벌통에서 14마리의 여왕벌이 태어난 데 비해 오염된 곳에서는 2마리밖에 탄생하지 않았다.
악셀 드쿠티에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 연구원 등은 꿀벌 등에 초소형 발신기를 붙인 뒤 800m 이상 떨어진 곳에 풀어놓고 벌통에 돌아오는 비율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농약에 노출된 꿀벌은 43.2%가 돌아오지 못했다. 정상 꿀벌은 16.9%만이 귀소하지 못했다.
네오니코티노이드 계 농약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바이엘 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벌에게 노출한 농약의 양이 너무 많아 농약의 실제 위험성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이언스>는 이번 논문을 소개하면서 “많은 독립적인 연구자들은 세계적인 꿀벌 감소의 원인으로 농약만을 지목하지 않고 있으며 병균, 기생충, 서식지 감소 등을 주요 원인으로 함께 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식품안전국과 미국환경보호청 등 규제기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농약이 벌에 끼치는 위험을 평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사이언스>는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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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약으로 여왕벌 출생이 현저히 떨어진 뒝벌.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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