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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생매장 싫어요” 동물의 눈물 담는 잡지 ‘숨’

등록 2012-07-02 20:13수정 2012-07-03 13:15

동물보호 무크지 ‘숨’ 펴내는 김효진씨
동물보호 무크지 ‘숨’ 펴내는 김효진씨
동물보호 무크지 ‘숨’ 펴내는 김효진씨
2007년 창간 호평 속 3집째 발간
‘구제역 생매장 홀로코스트’ 기록
한-미FTA 고기값 폭락땐 더 고통

“1980년대 카스테레오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반복 작업을 하고 나면 어깨가 칼 맞은 듯이 아팠어요. 야근을 마치고 누추한 집에 들어가 쉬는 게 얼마나 달콤했는지 몰라요. 그럴 곳조차 없는 동물들에겐 삶터 자체가 지옥이죠.”

국내 유일의 동물보호 무크지(부정기 간행물) <숨>이 세 번째 숨을 토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대표 임순례 감독)의 운영이사인 김효진(50·사진)씨가 만들어오고 있다. 젊은 시절 사회과학 출판사에서 1년남짓 일한 게 전부인 그가 만든 책들은 동물권과 동물복지 담론이 척박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2007년 나온 창간호의 주제는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였다. 이 책이 반려·농장·실험동물 등 동물문제에 대한 개론서였다면, 2009년 나온 2집 ‘반려동물, 그 아름답고도 오랜 우정’은 반려동물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생명권 문제를 다뤘다. “원래 3집에서는 소·돼지 등 농장동물을 다루려고 했어요. 그런데 구제역 사태가 전국을 휩쓸었죠. 뭔가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나온 3집 ‘농장동물들에게 질병을 허하라’는 2010년 11월부터 5개월 동안 소·돼지 등 348만 마리가 생매장된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록이다. 구제역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돼지를 생매장 터로 보낸 농민, 그 돼지를 실어간 방역 공무원과 수의사, 이를 기록한 기자와 동물보호단체 활동가 등 10여명을 인터뷰했다. 치사율이 낮은데도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건강한 가축을 산 채로 묻어도 되는지, 예방백신이 있는데도 살처분을 고집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묻는다.

1981년 대학에 입학한 김씨는 “사회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내성적 성격 때문에 나서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시대의 격랑은 거칠어 89년 결혼할 때까지 봉제공장·전자공장 등을 돌며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쫓겨나고 수배됐다. “고통을 주면서도 무관심한 현실을 참을 수 없었어요. 동물이야말로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중층적으로 학대받고 있는 존재들이죠. 그러고보면 저는 80년대나 지금이나 똑같은 마음이네요.”

그는 2002년 동네에서 백구 한 마리를 구조하면서 동물보호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숨’은 1집과 2집 각각 6000부, 4500부를 찍을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 방송인 이효리씨가 동물보호운동에 나서게 된 것도 임순례 감독이 권한 ‘숨’을 보고나서였다. 이씨는 이번 3집 제작비로 1000만원을 지원했다.

김씨는 “성장지상주의는 구제역 대학살에 눈 하나 깜박 하지 않는 지경을 만들었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속화되면 축산업계도 피해를 입겠지만 대량 생산된 고기가 값싼 가격에 유통되기 때문에 가장 밑바닥에 있는 동물들이 더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남종영 기자fandg@hani.co.kr, 사진 <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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