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온실가스 감축 무력화’ 산업계 떼쓰기 너무해

등록 2012-08-20 20:21

2015년 시행 예정 배출권 거래제
산업논리 밀려 이미 취지 빛바래
제도 완화 잇단 추가요구에 눈살
정부가 2015년 시행 예정으로 설계중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산업 보호 논리에 밀려, 출발도 하기 전부터 실효성 상실에 대한 우려가 높다. 그럼에도 산업계에서는 제도의 취지를 외면한 채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늦추거나 덜어내려는 요구를 거듭하고 있다.

산업계는 지난달 정부가 입법예고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련 법률 시행령 제정안’과 관련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등 24개 경제단체 명의로 공동건의문을 내어, 온실가스 배출권의 전면 무상할당 기간 연장, 사후 조정에 의한 배출권 추가 할당 요건 완화, 전력 사용에 의한 간접배출 적용 제외 등을 요구했다.

17일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행령 제정 공청회에서도 산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토론자들은 “입법예고안에 2017년까지로 잡은 배출권 무상할당 기간을 2020년까지 연장할 것과 할당 과정에 산업계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에 대해 환경단체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제도의 목표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요구들”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애초 2013년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됐으나, 법 제정과 시행령 입법예고까지 오는 동안 산업계의 요구로 시행 시기가 2년 늦춰지고, 배출권 할당량의 사후 조정과 계획기간(1차 2015~2017년, 2차 2018~2020년, 3차 2020년 이후) 사이의 이월까지 허용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 가운데 산업체 시설 변동에 따른 배출권 할당량의 사후 조정을 허용해주면서, 할당량 추가는 시설의 신설은 물론 증설 때에도 할 수 있게 해주고 할당량 취소는 전체 시설을 폐쇄한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비대칭적으로’ 규정한 것은 산업계 논리로 배출권 거래제가 첫발부터 왜곡된 대표적 사례다. 또 1차 계획기간의 배출권을 2차 계획기간으로 넘겨 사용할 수 있게 한 것도, 일반적으로 제도 시행 초기의 배출권 할당이 느슨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처럼 산업계의 요구로 제도가 왜곡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계가 무상할당 기간 연장 등 추가 요구를 계속 내놓고 있는 데 대해서는 중립적 전문가들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조홍식 서울대 법대 교수는 17일 공청회에서 “현재 법과 시행령 안에도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장치는 많은데 산업계의 부담을 더이상 완화하면, 배출권 시장 참여자에게 제대로 시그널이 전달되지 않아 배출권거래제가 성공할 수 없다”고 산업계의 자제를 촉구했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배출권 거래제의 성공은 배출권 할당이 얼마나 엄격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데, 현재 법과 시행령에는 기업들이 부당하게 배출권을 늘려 받으려는 것을 막을 장치가 없어 시행 초기에 많은 혼란과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