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강타 볼라벤 순간풍속 51.8m ‘역대 5번째’
“강풍 탓 빗방울 응결 못해…강우 서해 바다에 집중 내려”
“강풍 탓 빗방울 응결 못해…강우 서해 바다에 집중 내려”
강풍 기록 갈아치운 볼라벤
북 상륙때도 중심기압 965hPa
서해 높은 수온 탓 위력 더해
제주도·전남북에 국지성 호우
서울 6㎜ 등 중부 강수량 미미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중심기압을 기준으로 볼 때, 2000년 이후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태풍들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력한데, 볼라벤은 28일 오후 북한에 상륙할 때까지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hPa)을 유지했다. 2000년 이후 다른 나라를 경유하지 않고 서해로 지나간 7개 태풍 가운데 가장 중심기압이 낮았던 것은 2002년 ‘라마순’이 전남 흑산도에서 기록한 978.7헥토파스칼이었다. 최대순간풍속은 전남 완도에서 28일 오전 6시16분 초속 51.8m를 기록해, 역대 태풍 가운데 2007년 9월 울릉도에서 52.4m를 기록했던 태풍 ‘나리’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날 오전 6시30분 광주 무등봉의 무인기상관측장비(AWS)에는 태풍 ‘매미’(2003년) 때의 최대순간풍속(초속 60m)에 육박하는 59.5m가 기록되기도 했다. 무인장비 측정치는 역대 값과 공식 비교하는 데는 사용할 수 없고, 실황 참고용으로만 활용된다. 완도, 전남 진도(43.6m), 전북 고창(37.7m), 전남 순천(31.5m) 등에서 이번에 기록된 최대순간풍속은 이들 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값이다.
볼라벤은 제주도를 통과한 뒤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서울 가까운 서해상까지 올라오는 동안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40m의 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장현식 기상청 통보관은 “서해의 수온이 섭씨 26~27도의 비교적 높은 상태로 유지돼, 태풍의 위력이 더 떨어지지 않고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수치상의 위력과 달리 볼라벤이 낸 피해 규모는 기상청이 애초 비슷한 위력의 태풍 사례로 제시한 루사(2002년)나 매미 등과 견줘 매우 적다. 루사는 246명의 인명과 5조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매미는 131명의 인명과 4조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이번 태풍의 피해 규모가 루사나 매미에 비해 적었던 데에는, 루사나 매미와 달리 남한 내륙으로 상륙하지 않고 서해로 빠져나간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강수량이 예상보다 매우 적었던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볼라벤의 누적 강수량(27~28일) 최고치는 제주도 애월읍 윗세오름 지역에서 748㎜를 기록해, 2003년 매미 때나 2010년 곤파스 때보다 높았으나, 제주도를 비롯한 섬 지역과 전남북을 제외한 많은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50㎜를 밑돌았다. 중부지방의 경우 50~100㎜의 비가 예상됐으나, 서울의 누적 강수량도 13.5㎜에 그쳤다.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은 곳도 적지 않았다. 산사태나 수해 취약 지역의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를 낸 과거 태풍의 사례가 이번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예상보다 비가 적게 내린 데 대해 김성묵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의 바람이 너무 강해, 수증기가 상승한 뒤 응결해 비를 만들 시간도 없이 서울과 중부 내륙을 통과해 북한 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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